X

[준PO]이현승 여유+함덕주 배짱이 지운 8회 위기

박은별 기자I 2015.10.11 18:08:53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8회 위기를 지운 두 좌완 필승조. 젊은 함덕주의 배짱과 고참 이현승의 여유가 만든 승리였다.

두산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2연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8회 위기를 잘 넘겨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중심엔 함덕주와 이현승이 있었다.

3-2로 앞선 8회 노경은이 첫 타자 박동원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우천으로 30여분간 중단됐다. 풀카운트에서 멈춰버렸던 승부. 재개된 경기서 노경은의 볼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며 박동원이 출루했다.

그리고 고종욱, 서건창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 타순. 두산은 좌완 함덕주 카드를 꺼내들었다.

함덕주는 운이 나빴다. 고종욱이 번트 시도조차 하지 못하며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4구째, 고종욱의 빗맞은 타구가 천천히 굴러갔다. 2루수 오재원이 달려나와 손을 뻗어봤지만 포구 실패. 내야안타로 연결되고 말았다.

무사 1,2루. 역전 주자까지 내보낸 상황이 됐다. 서건창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이제 희생플라이 하나만으로도 동점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함덕주는 뱃심이 두둑한 선수다. “보이는 것과 달리 워낙 덕주가 악바리 근성이 있다. 얻어 맞아도 또 승부를 들어갈 줄 아는 승부사 기질이 있다. 돌격대장 스타일이다”는 게 고참 이현승의 이야기. 수줍은 미소 뒤엔 강한 승부 근성이 숨겨있었다.

그의 두둑한 뱃심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 그 뒤에 이어졌다. 3번 타자 이택근과 승부하는 과정에 있었다. 볼 3개를 먼저 던지며 급격히 흔들리는듯 했지만 바로 공 2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으며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특히 2번째 스트라이크가 된 직구는 이택근의 몸쪽 가장 낮은 쪽으로 들어가는 완벽투였다. 이택근이 알고 쳐도 쉽게 공략이 가능하지 않는 곳이었다. 이택근이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인 이유도 그 때문. 자신감이 붙은 함덕주는 이후 직구 두 개를 더 던져 이택근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첫 고비를 넘겨냈다. “씩씩하게 던지겠다”는 그의 다짐대로였다.

이후는 이현승의 책임이었다. 박병호와는 어렵게 승부하며 고의 4구로 1루를 채운 뒤 2사 만루에서 5번 타자 유한준을 상대했다. 그리고 결과는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뺏어 우익수 뜬공. 이현승 역시 여유와 배짱이 만든 결과였다.

“지금까지 중요한 경기를 하면서 꼭 막겠다고 생각하면 늘 맞았다. 그냥 대충 하자, 싶은 마음에 마운드에 올라가면 결과가 더 좋았던 적이 많았다. 운이 따라주고 막다보면 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서더라”는 게 이현승의 경기 전 다짐. 위기 속에서도 포수 양의지와 웃으며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이현승의 여유는 충분히 느껴지고도 남았다.

9회도 이현승의 몫이었다. 빈틈을 주지 않고 완벽히 막아내며 팀의 1점차 리드를 지켜낼 수 있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