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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우아한 척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제가 배우로서 오래 살기 위한 선택이었어요.”
영화 ‘식객 : 김치전쟁’(감독 백동훈, 제작 이룸영화사, 이하 ‘식객2’)에서 천재적인 요리사 배장은 역을 맡은 배우 김정은의 설명이다.
김정은에게는 ‘김정은 식 연기’라는 말이 늘 따라다닐 만큼 배우로서 팬들에게 각인시켜 놓은 대표적인 이미지가 있다. 코믹 이미지다.
주위에서는 김정은에게 ‘로맨틱 코미디의 정점’이라는 평가까지 한다. 배우로서 평생 한번 받기 어려운 찬사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현재의 김정은을 있게 했다.
그러나 그 이미지는 김정은이 배우로 살아가는데 ‘최대의 적’이기도 했다. 김정은이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코믹 이미지 때문에 기존과 다른 캐릭터를 맡기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코믹 캐릭터만 연기할 수도 없었다. 나이가 들어 코믹 연기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게 되기 전에 새로운 이미지를 팬들에게 보여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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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사랑니’부터 시작했던 이미지 변신을 위한 김정은의 노력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거쳐 한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 ‘식객2’다. 이 영화에서 김정은이 연기한 배장은은 일본에서 수석 요리사직을 사임하고 어머니가 운영하는 춘양각을 없애려 한국에 돌아왔다가 김치대회에 참가하는 인물이다.
배장은은 영화 속에서 외톨이처럼 혼자 주인공 성찬(진구 분)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로 기존에 자신이 맡았던 역할과 다르게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라는 게 김정은의 설명. 배장은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춘양각을 아픈 기억이자 어머니와 자신을 갈라놓는 벽이라고 생각해 없애려다 이를 지키려는 성찬과 대립한다.
김정은은 이를 연기하기 위해 냉소를 머금는 것을 제외하면 한번도 웃지 않았고 웃기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김정은은 “관객들은 제게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도 ‘저게 김정은 특유의 표정이야’라고 하는 식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거죠”라며 “그래서 이번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궁금해요.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2배로 칭찬받을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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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교가 많고 친화력도 뛰어난 김정은에게 그런 변신 과정은 쉽지 않았다. 특히 촬영 초반에는 배장은이 약간 날이 선 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로 등장해 진구 등 다른 출연진과 일부러 친해지지 않으려고 거리를 뒀다.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극중 요리사로 김치 대결에 나서는 만큼 무를 채 써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익숙하게 보이도록 연습을 하느라 팔에 늘 파스를 붙이고 다녀야 했지만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오히려 별로 없었다고 했다.
김정은은 “촬영을 하며 의지하고 기댈 데가 없었어요”라며 “SBS ‘김정은의 초콜릿’마저 진행하지 않았다면 너무 외로웠을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진구와 친해져서 다시 배장은 역을 연기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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