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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전국체전' 土 예능 1위 비결은 '순수한 감동과 실력'

김은구 기자I 2020.12.14 06:00:00
KBS2 ‘트롯 전국체전’ 이송연(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KBS2 트롯 경연 프로그램 ‘트롯 전국체전’이 방송 시간대가 늦춰졌음에도 토요일 예능 시청률 1위를 지켰다. 자극적 양념이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감동과 실력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2일 방송한 ‘트롯 전국체전’은 전국 기준 1부 11.3%, 2부 11.5%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첫회보다 하락했으나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트롯 전국체전’은 2회부터 오후 10시30분에 방송을 시작한다. 지난 5일 방송한 ‘트롯 전국체전’ 첫회는 방송 시작 시간이 오후 9시15분이었다. 시청자들이 채널을 선택하기에 부담이 한결 덜했다.

또 1회는 1, 2부 통틀어 160분 특별 편성됐지만 방송 종료 시간은 밤 12시 이전이었다. 반면 2회는 1, 2부 120분간 방송돼 밤 12시 40분께 끝났다. 그런 상황에서도 전체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트롯 전국체전’ 제작진은 기존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과 달리 소위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자극적인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터다. 2회 방송에서도 출연자들의 사연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 순수한 감동으로 승부를 걸었다.

충청 대표선수로 발탁된 13세 국악소녀 이송연은 지적장애를 가진 장애 예술인 언니와 언제나 함께 무대를 꾸몄는데 ‘트롯 전국체전’은 언니 없이 서는 첫 무대였다. 이송연은 “언니가 내게 꼭 떨지 말고 실수 없이 잘하고 오라고 했다”는 말로 언니를 향한 애정을 보였고, 아픈 언니에게 부모님의 관심이 쏠려 불가피하게 희생이 필요했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송연은 장윤정의 ‘약속’ 무대로 실력을 입증하며 8도 올스타를 받았고, 8개 지역 대표 감독들과 코치진, 응원단장을 눈물 짓게 했다.

17년차 가수로 과거 ‘트롯 신동’으로 불렸던 김용빈은 7년 가까운 공백기의 사연을 털어놨다. 무대에 설 수 없을 정도로 공황장애와 강박증이 왔다고 했다. 그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고모의 보살핌을 받았는데 자신이 활동을 안 하니 할머니가 “언제 노래를 부를 거냐”고 물어보셔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출전했다고 밝혔다. 김용빈은 할머니가 자주 부른다는 윤희상의 ‘칠갑산’을 선곡했고 8도 올스타를 받았다.

이들 외에 ‘군통령’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설하윤과 다른 참가자들은 대부분 빼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낯선 얼굴도 많았지만 그들의 노래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은 낯설어하지 않았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경연을 비롯해 트롯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들이 다수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이 식상감을 느낄 거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트롯 전국체전’은 오히려 트롯 본연의 분위가와 맛을 살리는 데 집중한 게 시청자 공략에 적중한 듯하다”며 “제작진이 주요 시청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한 것은 물론 우리 가요계에 트롯의 인력풀이 그만큼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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