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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화 "뒤늦게 인정받은 연기, 이제 알아주신 것 자체가 수확" [인터뷰]

김보영 기자I 2021.12.22 08:00:00

"시즌 2도 1처럼 영혼 탈탈털며 열심히 할 것"
"실제론 지연과 정반대…주변 지인들이 '고생했다'고"

한선화. (사진=키이스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뒤늦은 반응이 섭섭하진 않냐고요? 오히려 ‘술도녀’ 덕에 이제라도 제 노력을 알아주시는 분이 한 명이라도 더 생겼다는 자체가 큰 수확이죠.”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한선화가 “‘한선화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란 시청자들의 뒤늦은 반응이 서글프진 않았냐”는 질문에 대답한 답변이다. 그러면서 “저를 꾸준히 봐주신 분들, 지켜봐 온 친구가 어느 날 새로운 연기를 보여줬다는 것만으로 반가워해주시고 기억해주신는 분들을 보니 꾸준히 해오길 잘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드는 요즘”이라는 소회도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은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새롭게 탄생한 드라마다.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스토리로 2030 젊은 세대의 현실 공감을 자아내며 인기리에 방송됐다.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주연 배우진 그대로 내년 시즌2 제작도 확정한 상태다.

모든 배우들이 각자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한선화는 이들 중에서도 특히나 톡톡 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한선화는 ‘술도녀’ 시즌 1이 막을 내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회와 시즌 2에 대한 기대, ‘연기돌’에서 배우 ‘한선화’로 거듭나며 겪은 생각의 변화 등을 솔직히 털어놨다.

한선화는 극에서 절친 3인방 중 ‘술천재’로 불리는 한지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요가 강사인 한지연은 밝고 쾌활한 성격과 함께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다. 유방암에 걸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지만 우울한 내색을 표시하지 않고, 꿋꿋이 인생의 다음 단계를 밟으며 나아가는 단단한 내면도 겸비했다. 한선화는 자칫 ‘밝은 또라이’로만 비춰질 수 있는 캐릭터의 다양하고도 성숙한 모습을 함께 표현하며 입체적 매력을 살렸다는 호평을 얻었다.

한선화는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지 전혀 예상 못해 많이 놀랐다”며 “한지연이란 캐릭터가 워낙 독보적 개성이 강해 걱정도 컸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봐주셔서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6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한선화는 가수 겸 배우로서 8년, 전업 연기자로 들어선 기준으로 5년을 보낸 경력 있는 연기자다. 2014년 ‘연애 말고 결혼’을 시작으로 ‘구해줘2’의 고마담, ‘편의점 샛별이’ 유연주, ‘언더커버’ 최연수(김현주 분)의 아역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해왔다. ‘술도녀’는 이처럼 꾸준한 다작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한선화에게 확실히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입증시킨 작품이다.

한선화는 “그전까지 캐릭터성이 강하거나 외로운 캐릭터를 많이 해왔기에 한지연처럼 밝고 똘기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 반가웠다”며 “대본을 보고 충분히 매력적이라 생각했고,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당초 자신이 생각했던 톤에 비해 작가님이 바라신 캐릭터의 텐션이 훨씬 높아 어려움을 느꼈다”며 “작가님의 실제 친구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 최대한 작가님 실제 친구분의 모습을 똑같이 구현하길 바라셨다. 어딘가에 살고 있는 실제 인물을 똑같이 연기해 표현해야 한다는 게 처음엔 좀 어렵게 느껴졌다”고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또래 여자 세 명이 주인공으로 캐쥬얼하고 우스꽝스러운 재미가 잔뜩 묻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것 자체로 기회였다”고도 덧붙였다.

(사진=티빙)
극 중 한지연이 실제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였기에 완전히 이입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고. 한선화는 “제 실제 성격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작품을 보고 ‘너 고생했다’는 덕담을 해줬다”며 “매 장면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 지연이만이 극에서 줄 수 있는 재미와 웃음을 전달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떠올렸다.

‘술도녀’의 인기에 힘입어 한선화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연기들도 새삼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선화는 “이 작품을 통해 전작까지 덩달아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건 저에게도 감사한 일이지만 그 때 함께하신 감독님들에게도 좋은 변화가 아닐까 싶다”라며 “바로 부산에서 다른 영화 촬영이 있었기에 들뜨지 않으려 일부러 시청자 반응을 찾아보진 않았다. 그런데도 주변에서 연락을 정말 많이 주셔서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자신의 공만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가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던 이유를 제가 감히 정의 내려본다면 이 어렵고 모두가 답답한 시기에 극 중 캐릭터들이 나 대신 술을 마셔주고 왁자지껄하게 놀고 우스꽝스레 엎어지기도 하는 장면들 자체로 그 시절의 그리움과 공감을 이끌어 낸 것 같다”며 “OTT 플랫폼 특성상 표현의 장벽도 낮았다. 처음부터 19세 이상 이용가였기 때문에 대사의 수위나, 술을 마시는 장면 등을 훨씬 현실감있게 반영하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실제 자신은 걱정이 많은 성격이기에 연기를 하며 정반대 성격의 캐릭터인 지연에게 부러움을 느낀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시즌2를 향한 각오도 덧붙였다. 한선화는 “이번에 영혼을 탈탈 털 정도로 작품에 임했으니 시즌2도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을 전했다.

“갑자기 생각난 건데 시즌 2를 하게 되면 지연이가 종교에 심취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다뤄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 절, 교회, 성당 모든 종교를 섭렵해 기도하며 친구들에게 전파하는 지연이의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 웃음 지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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