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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반격]"초심 잃지 않는 것이 목표"①

김영환 기자I 2010.08.25 08:14:50

드라마 `자이언트` 유인식 PD 인터뷰

▲ `자이언트`


[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놀라운 결과였다. 지난 5월 SBS `자이언트`가 첫 전파를 탈 때만 해도 이렇게 선전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MBC `동이`가 시청률 25%를 육박하며 강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심지어 출연 배우도, 연출자도 시청률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묵묵히 드라마의 만듦새만을 생각했다.

그러나 7월에 들어서며 변동이 생겼다. 철옹성 같던 `동이`가 서서히 시청률이 떨어지고 `자이언트`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조금씩 모으며 간격을 좁혀갔다. 급기야 이달 4일 `자이언트`는 20% 시청률 돌파에 이어 11일에는 `동이`를 꺾고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30% 시청률을 노리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드라마를 상대로 후발 드라마가 역전을 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상대는 `사극 명인`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은 `동이`였다. 그러나 최근 만난 `자이언트` 유인식 PD는 덤덤하게 “변화에 민감하게 굴지 말고 앞으로도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동이`는 이병훈 PD 작품이었다. 부담감이 상당했을텐데 역전까지 이뤄냈다.

▲ 시청률 20%가 넘는 드라마를 상대해야 했는데 그마저도 `동이`다 보니…. 그러나 대진운을 탓할 수는 없었다. `자이언트`도 50부작 드라마로 기획됐는데 강적을 모두 피할 수는 없는 운명이었다. 후발 주자로 출발하는 입장이니 개인적으로는 `큰 욕심을 버리자. 알토란 같은 20%만 나와도 만족하자`고 생각했다.

시청률 1위를 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이언트`라는 드라마에 대한 평가에 대중성이 더해진 것 같아 PD로서 마음 고생을 조금은 덜 수 있는 것 같다.(웃음)

- 드라마 중간 SBS가 월드컵을 단독 중계하면서 결방됐다. 걱정이 됐을 것 같은데.
 
▲ 월드컵 때 3회분이 결방됐고 이후 방송분이 시간을 다소 앞당겨서 방영됐다. 그런데 시청률을 봤더니 1%포인트 정도가 떨어졌더라. 드라마 시간이 20분 정도 먼저 시작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변동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오히려 힘을 받았다. 걱정이라기 보다는 (결방 시점이) 드라마 내용이 치고 올라갈 무렵이라 아쉽기는 했다.

- 기세가 무서워 30% 돌파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기운이 충만해 있다. 20%를 돌파하고 마음이 다소 편해진 뒤 올라가는 속도가 다르다. 시청률이 처음에는 주당 1%포인트씩 오르는 것 같더니 다음에는 회당 1%포인트씩 꾸준히 올랐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3~4%포인트가 올랐다. 드라마 전개 자체에 가속도가 붙으니까 주변에서는 `30%도 가능하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런 시청률은 하늘이 주는 거니까 너무 숫자에 민감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동이`도 저력이 만만치 않다.

- 믹키유천 주연의 `성균관 스캔들`도 곧 시작된다. 판도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 요즘에는 한 드라마가 대세라고 해서 충성심을 유지하지 않는다. `구미호 여우누이뎐`도 선전하며 종영을 바라보는 상황이라 가볍게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그래도 상대에 대한 대비라고 내용을 바꾼다거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최근 멜로 비중이 늘었는데 호응이 온다고 해서 (멜로) 분량을 늘려서는 안된다. 강모(이범수 분)와 정연(박진희 분), 미주(황정음 분)와 민우(주상욱 분)의 멜로도 후속 이야기를 위해 앞서 해야 하는 이야기였을 뿐이다. 드라마 외적인 부분에 휘둘려서 페이스 잃지는 않을 것이다.

- `자이언트`가 시작할 무렵만 해도 여성극이 득세하고 있었다. 채널 선택권도 남성보다는 여성에 많이 있는데 `자이언트` 같은 선굵은 남성극을 기획한 이유가 있나.
 
▲ 개인적으로는 전작이 `불한당`, `불량 주부` 등 가족 코미디나 멜로여서 서사가 강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자이언트`가 딱히 남성 드라마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멜로도 있고 가족애도 있다. 장영철 작가가 전작 `대조영` 때 전쟁 사극을 집필한 경험 있기에 지략 싸움이 볼만 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남성 시청자들의 호응이 큰 것 같다.

- 강모와 정연이 적대적으로 돌아서고 우주 커플(미주-민우)도 곧 서로의 정체를 알고 이별을 맞이해야 한다. 애정신을 통해 때때로 쉬어가는 장면도 필요할 텐데.

▲ 미주와 민우 커플 이야기를 담으면서 좋아하시는 분도 계셨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처음부터 첩보, 정치,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용광로에 녹이고 싶었다. 우주 커플이 마감돼도 거기에 상쇄할 만한 다른 요소를 충분히 다룰 것이다. 지금까지 전개해 오며 감초 역할을 하시는 분들의 소소한 인생 이야기를 담지 못했다. 이야기 전개에도 시간이 빡빡하다보니…. 앞으로 드라마 주변부 이야기도 풀어내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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