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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푸른 용의 해를 맞은 우상혁(28·용인시청)이 용처럼 솟아오를 꿈을 꾼다.
우상혁에게 2023년은 성과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해였다. 연초부터 부비동염으로 고생한 그는 수술대에 오르며 제대로 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다. 우상혁은 훈련이 아닌 대회 출전으로 경기 감각을 쌓는 임기응변으로 대처했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한국인 최초로 오른 뒤 우승(2m 35)까지 해냈다. 또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무타즈 에사 바르심(33·카타르)과의 경쟁 끝에 은메달(2m 33)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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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준비는 순조롭다. 우상혁은 “지난해 이 시기에는 부비동염으로 훈련하지 못했다”라며 “지금은 부상 없이 훈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 아울러 “이런 기분으로 뛰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빨리 시합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우상혁의 든든한 조력자는 김도균(45) 감독이다. 우상혁은 모든 훈련 일정을 김 감독에게 맡긴 뒤 전날 혹은 당일에 통보받는다. 우상혁은 “감독님께선 루틴이 생기는 걸 원치 않으셔서 이런 방법으로 항상 긴장감을 조성하신다”라며 “늘 감독님을 따라왔기에 나 역시 선수가 그런 테두리 안에 갇히는 게 싫다”라며 “항상 오전 7~8시에 일어나 운동 준비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5일 독일로 출국한 우상혁은 유럽에서 실내 대회 2개 정도를 치른 뒤 영국에서 왕좌 사수에 나선다. 오는 3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2024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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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은 파리에서 세 번째 올림픽 도전에 나선다. 그는 “항상 두근대고 긴장되고 행복하기도 하다”라며 “감독님과 늘 ‘벌써 이 시간이 다시 왔다’라고 말하면서 빨리 대회를 치르고 싶다”라고 설렘을 전했다.
그는 올림픽은 대회 자체가 경험이 없으면 어렵다며 “리우 대회 때 예선을 치르며 많은 걸 느꼈고 도쿄 대회 때는 지난 대회처럼만 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후회 없이 즐겼다”라고 돌아봤다.
우상혁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새 역사가 된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에서 나온 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황영조(54·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봉주(54·은메달)로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트랙&필드 종목에선 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배출되지 않았다.
세계 무대에서 우상혁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우상혁은 “체중 관리를 잘해서 대회에 나가면 다른 선수들의 놀란 눈빛을 많이 받는다”라며 “직접 물어보는 선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날 의식하는 걸 느껴서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나를 까다로워하고 경쟁하기 싫어한다는 걸 느낀다”라고 밝혔다.
우상혁은 자신의 육상 인생에 있어서 고점에 다 온 것 같다며 “높이뛰기도 고점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운동이지만 다음 대회도 있기에 큰 부담은 없다”라고 말한 뒤 “부담을 안고 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기에 경험을 토대도 잘 치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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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우상혁은 “2024년엔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많기에 그런 경기를 보며 다들 에너지 많이 받으셨으면 한다”라며 “새해에는 긍정적인 힘으로 다들 행복하시고 건강한 해가 되셨으면 한다”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