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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표창'...광주서 진땀 흘린 文 vs 역공 받는 安·李

김영환 기자I 2017.03.20 16:16:54

민주당 첫 경선지역 호남 자극한 '전두환 표창' 발언
광주 방문서 항의받은 문재인..사실관계 왜곡으로 역공 받는 안희정·이재명
문캠프 과잉 대응이 사태 키워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문재인 후보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점거 농성 중인 5·18단체 회원을 만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 전 대표는 전날 군복무시절 ‘전두환 표창 발언’과 관련해 일부 회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20일 광주를 방문한 문 후보는 현장에서 거센 항의를 받으며 진땀을 흘렸다. 문 후보의 발언을 비판한 같은당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도 친문 진영으로부터 역공을 한몸에 받았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의 캠프에서 유언비어에 강력 대응하려던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광주에서 뭇매 맞은 文

호남은 민주당 경선의 시발점이다. 오는 27일 호남 경선을 시작으로 민주당 경선이 막을 올린다. 그 만큼 모든 후보에게 전략적 요충지다. 이 곳에서 드러날 초반 판세가 앞으로의 경선에 미칠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이 호남에서 어떤 흐름을 미칠지 모든 후보의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다.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전두환 표창’ 발언을 꺼낸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문 후보는 일부 광주 시민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옛전남도청보전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농성장은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옛 전남도청에서 위치해 있다.

농성인들은 문 후보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하거나 발언을 취소하라고 거세게 요구했다. 문 후보가 토론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가리켜 “반란군 우두머리”라고 명확하게 밝혔지만 여전히 광주에서 ‘전두환’이란 이름은 금기였다. 특전사 복무 사실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자신을 향한 안보 불안 이미지를 지우려던 의도가 퇴색된 셈이다.

문 후보는 “저는 전두환 군부에 의해 구속된 사람”이라며 “아이러니하게도 (군 복무 시절) 그분이 여단장이었다”고 사실관계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광주 항쟁의 진상규명을 국가 차원에서 위원회를 만들고 백서까지 내겠다. 5·18 광주정신의 가치를 헌법 전문에 담겠다”면서 “어제 말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거둬달라.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광주 민심을 달랬다.

◇“5년 후 쿠데타를 미리 알 수 있나” 安·李에 역공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을 가장 먼저 공격한 안 후보 측과, 함께 연합 전선을 구축한 이 후보 측은 단단한 문 후보 지지자 층으로부터 역공을 받고 있다. 문 후보가 특전사 시절 받았던 표창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저지른 쿠데타 및 5·18 광주민주화 운동은 무관한데 이를 무리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사실 관계를 정확히 알고 있는 당내 후보가 프레임 공세에 나선 것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문 후보는 지난 1975년 특전사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과정 최우수 표창,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화생방 최우수 표창을 받았다.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나기 4~5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더문캠 전략기획본부장인 전병헌 전 의원은 “사병이 부대장에게 표창을 받는 것은 부대장에게 충성해서가 아니라 훈련을 잘 받아서”라며 “전두환이 4년 뒤 쿠데타 수괴가 될 줄 사병이 어떻게 알았겠는가”라고 했다.

특히 해당 사안을 앞장 서서 비판한 안 후보가 학생운동 전력으로 병역을 면제 받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문 후보가 안보관에 문제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꺼낸 발언을 두고 미필자로서 군필자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유언비어 초강경 대응이 사태 키워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이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문 후보 캠프의 강경 대응에서 비롯된 면도 있다. 문캠프는 그간 “전두환으로부터 문 후보가 표창을 받았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했다. 문 후보가 토론회에서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하면서 내부가 엇갈렸다.

이에 대해 문캠프에서는 “일부 인사의 트윗글에 문 후보가 마치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 관련해 전두환에게서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돼 있어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된 적이 있다”며 “법률자문단의 검토를 거쳐 사실관계를 왜곡해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판단해 가짜뉴스로 분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캠프 ‘가짜 뉴스 대책단’이 작성한 24페이지 분량의 사례집에는 ‘전두환 표창’을 가짜뉴스로 지목하면서 “최초 국민의당 지지층에서 발설된 것으로 추정되고 고종석 작가가 트위터로 공론화시켰다”고 했을 뿐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다. ‘전두환에게 표창받은 사실’마저도 가짜뉴스로 몰아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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