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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도, 택시도, 카카오도 좋아야…최우선은 승객 편의"

김현아 기자I 2023.11.13 23:06:27

장강철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장, 13일 저녁 기자회견
"수수료 단일화해 3%대로 해달라"
"배회영업 수수료 제외하면 기사는 좋지만 이용자 불편"
“택시 4단체와 사랑받는 택시 위해 절충안 찾고 싶어”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장강철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 회장.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는 장강철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 회장.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는 카카오의 것이 아닙니다. 시민의 택시 편의성 증대를 위해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헌신해 만든 고품격 서비스이죠. 저희가 20% 수수료를 3%대 수준으로 인하해 달라고 요구하면서도 배회영업 수수료 제외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콜을 받는 게 콜 회사의 존립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장강철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장은 13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승객도, 택시도, 카카오도 좋아야 택시 업권이 살아나는데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승객의 편의”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회장은 이날 서울, 인천, 대전, 부산, 광주, 경기의 가맹택시 협의회장들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 가맹택시 기사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카카오는(수수료를 내지 않는 일반택시 업계가 아니라)택시수수료 납부 당사자인 가맹택시와 우선 협상할 것과 ▲가맹택시 수수료를 20%에서 3% 수준으로 인하할 것 ▲그리고 가맹택시 초도물품비 50만 원을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수료 단일화해 3%대로…배회영업 수수료 제외하면 이용자가 불편

가장 눈에 띄는 요구는 3%대 수수료 인하다. 수수료율만 보면 현재의 실질 수수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가맹택시 업계가 줄곧 요구해 오던 사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기사들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택시요금의 20%를 떼고, 데이터 공급 및 광고 등을 대가로 택시요금의 15~17%를 돌려주는 방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가맹택시 기사들의 원성을 샀다. 이중 매출 문제, 과세지위 변경에 따른 세금 문제 등을 야기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왜 가맹택시들은 1%나 공짜가 아니라 3%대를 요구했을까. 또, 배회영업 수수료까지 내겠다고 했을까.

장 회장은 승객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수수료가 1%나 무료로 가면 좋겠지만, 카카오도 돈을 벌어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고 번 돈으로 시스템 투자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회원님들께 물었더니 3%대 정도는 내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말 공짜로 하면 좋겠지만, 카카오T가 국민앱이나 마찬가지인데 무너져 버리면 또다시 어지러운 세상이 될 것 아닌가”라면서 “자꾸 무료를 주장하면 승객, 가맹택시, 일반택시 간 삼각형이 무너진다. 승객 편익을 제일 위에 놓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가맹택시 수수료를 3%대로 인하하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배회영업(카카오T 콜을 받지 않고 지나가는 손님을 태우는 것)시 요금까지 수수료로 떼가는 것은 손해가 아닐까.

장강철 회장은 “만약 배회영업 시 수수료를 제외하게 되면 저부터 콜을 끄고 다니게 될 것 같다”면서 “이리되면 손님들이 불편해진다. 콜을 받는 것은 콜 회사의 존립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우티’는 가맹택시들에게 배회영업 시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카카오T블루보다 우티 가맹택시 기사 수가 적고 콜이 덜 일어나기 때문 아닌가”라면서 “경쟁 속에 더 좋은 방안이 나올텐 데, 아직은 카카오만큼 좋은 플랫폼이 없어 여기에 있다. 더 좋은 플랫폼이 나오면 그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장강철 회장(오른쪽 끝)은 이날 서울, 인천, 대전, 부산, 광주, 경기의 가맹택시 협의회장들과 함께 가맹택시 기사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택시 4단체와 사랑받는 택시 위해 협의하고 싶어”

그는 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가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논의기구가 될 수 있는 지위가 있으니, 카카오모빌리티가 먼저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택시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싸울 생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강철 회장은 “타 택시단체의 입장이 우선될 경우, 전국 5만여 대의 가맹 택시 사업자들은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택시4단체는 저희에게 (수수료 개편 등에 대해)전혀 의견을 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자분들이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를 갈라치기 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택시4단체와 저는 만날 의향이 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는데, 저희끼리 싸운다고 해서 택시업권이 잘 되진 않는다. 저희 입장도 듣고 저쪽 입장도 들어 제일 좋은 절충안을 찾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택시 업권을 살리고 싶다”며 “제가 71년생, 만 52세인데, 택시가 승객들의 사랑을 받고 또 사업자가 편하고 즐겁게 일하게 되면 젊은이들도 들어와 아름다운 세대교체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발표한 카카오T앱의 플랫폼 개방에 대해서도 찬성입장을 밝혔다.

현재 카카오T 앱에선 카카오T블루 등 가맹택시만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개방하면 타다나 우티, 온다 등 경쟁 택시들도 연결된다. 이리되면 카카오T블루 택시 기사들의 수입은 줄어들 수도 있다.

장강철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카카오T의 플랫폼 개방에 찬성한다”면서 “오늘 제안한 안은 4년 동안 가맹을 해보니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님이나, 택시4단체장님들이 직접 택시를 모셨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더 좋은 대안을 찾으실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저는 직접 운행을 한다. 4단체장님들을 무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서로 화합하고 좋은 쪽으로 가야 택시업권이 산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진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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