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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시장 축소·부품사 절규` 아랑곳 않는 노조‥기아차도 파업(종합)

송승현 기자I 2020.11.19 15:59:09

기아차 노조, 24~27일 4일 주·야간 4시간씩 파업 결정
사측 "원칙 따라 대응‥파업을 철회 교섭 나서야"
부품사 상반기 영업손실 800억‥"멈춰달라" 호소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기아자동차(000270)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과의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에 이어 기아차 노조마저 파업을 결정하면서 자동차 업계 연쇄 파업이 현실화했다.

기아차 노조는 19일 오후 2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24~27일까지 매일 주·야간 4시간씩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생산 특근 및 일반특근도 전면 거부한다. 이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9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앞서 기아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대상(2만9261명)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73.3%(2만1457명)가 찬성하면서 쟁의권을 획득했다. 이어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기아차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은 바 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성과급 영업이익의 30%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동화 전략에 따른 전기차 수소차 전용라인 및 핵심부품 (PE) 공장 내 전개,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노동 이사제 도입 등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 △경영성과금 150% △코로나 극복 격려금 120만원 △2020년 임단협 무분규 시 우리사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사측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와중에 노조가 부분파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이번 부분파업에 대해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우려와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노조는 계획된 파업을 철회하고 교섭을 통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가운데 자동차 업계의 연쇄파업에 눈총을 찌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취임 직후 현대자동차(005380) 노조 집행부를 찾아가는 등 미래변화 및 노사관계 패러다임 전환 합의, 작업환경, 작업성 및 품질개선 관련 제시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부분파업을 단행한 기아차와 한국지엠 모두 코로나19 위기에도 하반기 수출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상반기 판매 부진을 만회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 노조가 모두 부분파업을 단행하면서 내수·수출 모두에서 생산차질을 겪으며 애써 잡은 기회를 놓칠 상황에 처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현재까지 3만대 이상의 생산차질로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완성차 노조의 잇따른 파업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중단을 요청하고 있는데도 파업을 단행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진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상장사 84개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3% 감소하는 등 최악의 위기에 놓여있다.

실제 이날 한국지엠 300여개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는 세 차례 부분파업을 단행한 한국지엠 노조를 향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즉시 타결하지 않으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에 직면하는 사태를 맞이해 한국지엠 부품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업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속 해외 판매 실적이 모두가 고꾸라진 상황에서 한국은 촘촘한 방역을 바탕으로 선방하고 있다”며 “이런 때 노사가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지만, 노조는 되려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회사와 부품사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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