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中정부 따이공 대대적 단속…화장품株 주르륵

박태진 기자I 2018.10.04 15:05:03

中, 전자상거래법 개정…추석 이후 규제 강화
아모레퍼시픽 14%대 급락..코스맥스·LG생건↓
양성화 천천히..시장충격 당장 나오지 않을 듯

지난해 연말 서울의 한 면세점 입구에 중국인 보따리상과 관광객 등이 길게 줄을 서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중국 소비시즌이 시작됐지만 화장품주(株)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규제가 다시 점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불법 판매 채널 단속을 강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내년 1월1일부터 본격 도입한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달 추석 연휴 직후부터 따이공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에 중국 매출 비중이 큰 국내 화장품 업계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표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2시 40분 현재 전거래일대비 14.37%나 급락한 22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이날 외국계 증권사(CLSA)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주가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

화장품제조자개발생산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맥스(192820)는 같은 기간 8.98% 내린 14만7000원에 거래 중이다. LG생활건강(051900)과 화장품 및 마스크팩 제조업체 제닉(123330)은 각각 7.40%, 7.34%씩 하락하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024720)는 6%대, 한국화장품(123690)리더스코스메틱(016100) 에이블씨엔씨(078520) 코리아나(027050)는 5%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체의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따이공 규제를 꼽는다. 중국계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말부터 한국발 항공기를 타고 상해공항에 입국한 따이공들의 짐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지난 9월 전자상거래법 개정 이후 따이공과 웨이샹 판매채널의 양성화, 세금 부과 이슈가 불거진 이후 첫 단속이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웨이신 등 모바일 SNS를 이용해 작은 규모로 영업행위를 하는 소상인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중국측 수요의 최대 채널인 따이공이 현지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를 받고 있어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중국 정부가 구조적으로 따이공 채널을 없애려고 하는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지금 중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걸 없앤다고 해서 내수 경기에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채널 양성화 정책은 계속 추진하겠지만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걱정하는 만큼 쇼크가 4분기에 당장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업환경이 악화된 것도 화장품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화장품 대형업체들 같은 경우 중소·벤처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생겨나면서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화장품 인기는 여전히 좋지만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과 브랜드가 워낙 다양해진 탓에 특정 업체 인지도에만 얽매이지 않고 않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