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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사면`놓고 엇갈린 민주당 "尹 취임 후에"vs"文 결단을"

배진솔 기자I 2022.03.16 15:55:11

당내 전반적 `부적절`기류…"퇴임 대통령에 짐 지워"
현 정부 사면 찬성도…"사면 진행되면 의미있을 것"
文 측근 김 전 지사 동시 사면에도 의견 갈려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 현 정부에서 사면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당 내 전반적으로는 반대 목소리가 더 많은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이 함께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뉜다. 김 전 경남지사와 MB사면을 `패키지`로 묶는 듯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 반발이 나오면서도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긍정의 의중을 드러냈다.

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50여일 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MB사면 문제에 대해 당 내 ‘부적절하다’는 기류가 전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 때 이 전 대통령 사면도 검토됐었지만 여러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던 부분이다. 지금 와서 다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요청이 있다고 해서 그 당시 판단을 뒤집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국민통합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때 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대통령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굳이 행사해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 의견도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선인 신분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며 “물러나는 대통령에 짐을 지우는 측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민의힘 측에서 김 전 지사 사면 문제를 거론하며 문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을 위해 MB사면도 검토하는 듯 언급하자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박광온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한 묶음으로, 패키지로 (사면)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면은 정치적 거래의 수단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국민 통합을 위해 현 정부에서 사면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배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적폐청산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됐는데, 당선인이 공식 건의를 할 경우 그만큼 무게가 있다. (사면이) 진행된다면 논란이 있겠지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전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서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상황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부끄럽고 불행한 사태”라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민적 명분은 약할지언정 윤석열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풀어주는 것이 문 대통령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의 사면이 고려 대상에 함께 오르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영배 의원은 “또 한명의 사면 문제만이 아니라, 한명숙 전 총리나 김경수 전 지사 등의 문제까지도 연관될 수 있어 간단하게 ‘예스, 노’로 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민홍철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사면이) 이왕에 미래를 위한 국민 통합 차원이라면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을 포함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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