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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도심 인질극..서구권 연쇄 보복테러 `공포`

최정희 기자I 2014.12.15 17:05:47

지난 10월 캐나다에서도 도심 테러 발생
IS추종자 의한 인질극으로 추정.."美와 IS소탕작전 벌일 때부터 예견된 일"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대낮 도심의 한 복판에서 무장괴한들의 테러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월 캐나다에 이어 이번엔 호주다. 이들 국가는 미국의 지원 아래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단 공통점이 있다.

더구나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강도높은 고문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테러단체들과 서방국가들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국영방송 ABC 등 현지언론은 15일 오전(현지시간) 시드니의 금융중심지인 마틴플레이스의 한 초콜릿 카페에 IS지지자로 추정되는 무장괴한이 침입, 카페 종업원과 손님 40여명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선 인질로 잡힌 일부 여성들은 아랍어가 적힌 검은색 깃발을 카페의 큰 유리창을 향해 들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이 깃발엔 `신은 오직 알라뿐이다, 모하메드는 신의 메신저`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깃발은 IS 대원들이 사용하는 공식 깃발과는 다르다며 IS추종자의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보도했다.

그러나 IS는 미국과 연합군의 소탕작전이 시작된 직후 호주뿐 만 아니라 공습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을 상대로 한 테러 공격을 촉구한 바 있다. 현 시점에서 IS를 상대로 싸우는 연합군의 공격 감행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호주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국민은 어디에서 발견되든지 목표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방세계 곳곳에서 이번과 같은 테러가 잇따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호주는 미국과 함께 IS 시리아 공습을 준비한 데 따른 보복으로 호주 시민을 무작위로 골라 참수하라는 첩보를 입수, 시드니와 브리즈번 등에서 대규모 테러 소탕작전을 시행해 테러계획에 가담한 용의자 15명을 체포했다. 당시 테러경보 위험수준을 ‘보통’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날 인질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테러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 중순엔 캐나다가 테러의 목표가 됐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국립전쟁기념관과 국회의사당 건물 등에 무장괴한이 난입해 총격전을 벌였다. 경찰 진압으로 괴한은 사망했지만 경비병과 방호원 등 3명이 사망했다. 당시 용의자들의 배후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있을 것이라 추정되면서 서방국가에 대한 연쇄 테러 공포가 확산됐었다. 캐나다 역시 미국의 IS 소탕작전에 초반부터 가담해왔던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찰스스터트 대학의 대테러전문가 닉 오브라이언 부교수는 “마틴플레이스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포위됐다는 소식은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며 “우리가 IS소탕작전을 준비했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멜버른 RMIT대학의 제프 루이스 교수는 최근의 테러들이 도심 한 복판에서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현대적인 테러 전술의 주된 목적은 홍보에 있다”며 “이것은 정치적 극단주의자의 고전적인 전술”이라고 밝혔다.

호주의 도심 인질극에 테러 공포가 확산되면서 호주 증시 ASX200지수는 0.64% 하락한 5186.80을 기록했다. 호주달러 역시 장중 한 때 미 달러당 82.03센트로 하락하면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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