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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분당’ 與…친박계 '정진석 흔들기' 본격화

강신우 기자I 2016.05.18 16:25:16

鄭, 정면돌파 의지…칩거하며 “생각정리”
조기전당대회설 돌며 정계개편설 급부상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8일 비상대책위·혁신위 추인이 전날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지역구(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당분간 대응책을 숙고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이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누리당이 사실상 ‘정신적 분당(分黨)’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정계개편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분당을 통한 제4당보다는 전당대회 직후 곧장 대권 레이스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다. 조기 전당대회설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선 분당보다는 대권경쟁으로 세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4·13 총선 참패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친박계가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에 반발하는 정도도 거세지고 있다. 친박계 일부에선 노골적인 사퇴요구까지 하면서 ‘정진석 체제’ 흔들기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와 비박계는 정면 돌파한다는 기류여서 극적인 화합국면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친박계 ‘정진석 흔들기’

친박계는 18일 정 원내대표를 집중 겨냥해 맹비난했다. 당 분열 상황을 초래한 것은 “정 원내대표의 리더십 문제”라는 것이다. 당 대표 출마의지를 내비친 홍문종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정 원내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리 소통하고 당내 협치를 이뤘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불거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장우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정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 인사가 지나치게 편중됐고 당의 갈등만 부채질 수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재고를 요청했는데 묵살하고 전국위원회를 바로 강행했다”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정 원내대표가) 사과를 하고 백지상태에서 출발하든가 아니면 사퇴하든가 결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전국위 무산이 친박의 조직적 보이콧이라는 주장에도 “그렇게 결의한 적 없다”(이장우 의원), “많은 분이 불참한 것은 인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다는 것”(김태흠 의원) 등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는 친박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비박계 일부의 주장은 소설과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진석 지역구行…“정치질서 고민”

이 같은 친박계의 비토에 정 원내대표는 정면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행사는 무엇보다 위로를 드리러 가는 것이다. 여야의 책임자가 다 오는데 새누리당만 빠져선 안 된다”고 했다. 선출직 원내대표로서 당내 갈등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5·18기념행사 직후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로 향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당에서 혼자다. 내 편이 없다”며 “나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니다. 이제는 (계파 갈등은) 그만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정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정치질서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다. 그런 차원에서의 정치적 상상력을 많이 발휘해야 하는 시기”라며 “(정 원내대표의 칩거는)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 수습이 시급한 만큼 칩거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기전대에 정계개편 본격화하나

전날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한 김용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등 성경의 시편을 인용하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친박계에선 전당대회를 조기에 치르자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홍문종 의원은 “전대를 빨리 치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전대는 7월말에서 8월초가 유력했지만 당 비대위와 혁신위 발족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새 지도부서 당 수습과 혁신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반대로 비박계는 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와 혁신위를 통해 당 수습과 혁신이 먼저라며 맞서고 있다.

다만 계파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당권경쟁에 돌입하면 당 분열 함께 국민의당의 ‘연정론’에 힘입은 정계개편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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