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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장질환 크론병’ 의심된다면 식단조절 우선…특수영양식 도움

이순용 기자I 2015.12.29 15:45:1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가수 윤종신 씨는 지난 2012년 방송을 통해 자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공개했다. 입부터 항문까지 전 소화관에 걸쳐 염증이 발생하는 만성 장질환인 크론병은 대장과 소장이 만나는 회맹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설사, 복통, 식욕감퇴, 미열 등이 대표적인 크론병 증상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재원 의원(새누리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크론병 환자는 1만613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와 30대가 각각 4711명(29.2%), 3620명(22.4%)로 가장 많았다. 5년간 환자 증가율은 30대가 47%, 20대가 41%로 20~30대에서 급격하게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으로 인한 증상은 위치와 활성도에 따라 달라진다. 크게 소화관 염증에 의한 증상, 전신적인 일반증상, 장관외 증상 및 합병증 등으로 나뉜다. 소화관 염증에 의한 증상은 설사, 복통, 체중감소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복통과 설사다. 통증으로 배꼽 주위 또는 오른쪽 아랫배에서 나타나며 식후에 더 심해진다.

전신적인 증상으로는 발열은 장관염증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으나 대개 미열이다. 고열과 오한이 동반되면 장 천공이나 누공으로 인한 복막염 및 농양을 의심해야 한다. 국내 크론병 환자의 약 30~50%는 항문 주위 병변이 동반된다.

장관외 증상은 관절, 피부, 눈 등에 나타난다. 관절염 또는 관절통은 크론병 환자에게 가장 흔한 장외 증상으로 꼽힌다. 다양한 관절 부위에서 일어나며 붓고 아프며 움직이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을 제외하면 크론병으로 인한 관절 변형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피부 증상으로는 홍반, 괴저성 농피증(고름이 잡히는 피부 궤양) 등이 있다. 눈에는 포도막염, 상공막염 등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포도막염이 급격히 진행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농양, 누공, 장 폐쇄 및 협착, 천공 등이 있다. 농양이 발생하면 복통이 심해지고 고열을 동반한다. 장 폐쇄 및 협착은 소장에 주로 발생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크론병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한 게 없다. 전문가들은 서구화된 식사와 흡연이 크론병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병원을 방문한 크론병 환자들은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조직검사, 내시경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받게 된다.

크론병 환자의 절반은 여러 이유로 인해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 크론병 수술은 크게 응급수술과 계획수술로 나뉜다. 크론병에서 응급수술이 필요한 합병증으로는 심한 출혈, 장 천공, 거대결장, 장 폐쇄, 농양 등을 꼽을 수 있다. 내과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거나, 치료제 부작용이 심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합병증이 나타나면 계획수술을 실시해야 한다.

크론병은 고혈압, 당뇨병 등과 함께 환자가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다른 만성질환처럼 평소 식단조절이 중요하다. 소아 크론병 환자의 경우 성장장애, 사춘기 지연 등과 함께 심리적 문제가 동반될 수 있어 단순 치료보다 관련 전문의의 세밀한 진료가 필요하다. 동시에 주변 가족들이 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식단조절 등으로 옆에서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크론병 치료에 어떤 식단이 좋은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다. 병이 침범한 부위와 형태에 식이가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어떤 증상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어 환자마다 식이에 대한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약물치료 대신 찌꺼기가 남지 않는 음식물 섭취를 통한 식사치료를 실시하고 있지만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어 성급한 시도는 금물이다. 전문의들은 크론병 환자에게는 개인에 맞는 맞춤형 식이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필요에 따라서 특수영양식도 권한다.

특수영양식 중에는 한독이 특수영양 식품회사 뉴트리시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에 수입한 ‘엘리멘탈028엑스트라’와 ‘네오케이트’가 대표적이다. 엘리멘탈028엑스트라는 1세 이상의 환자의 단일 영양 공급원 또는 영양 보조제품으로 식사대용이나 보충식으로 추천된다. 아미노산, 탄수화물, 지방, 미네랄,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다. 네오케이트는 0~1세 유소아를 위한 특수영양식으로 알레르기질환을 유발하는 성분이 없는 게 특징이다. 소화 및 흡수가 빨라 단백질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소아크론병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만 0~18세의 소아 크론병 환자에게 두 제품을 비롯한 특수영양식을 지원하고 있다. 연령에 따라 매달 필요한 양의 50%를 제품으로 지급한다. 특수영양식 지원을 신청하려면 매월 1~5일 지역 보건소에 특수영양식 지원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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