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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날 제재 대상으로 거론된 13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기업들과의 사업 거래를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 중에는 티비사이 루세나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 제헌의회 투표를 총괄하는 엘리아스 하우아 전 부통령, 네스토르 레베롤 내무부 장관, 카를로스 알프레도 페레스 암푸에다 경찰청장, 시몬 세르파 국영석유기업 PDVSA 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13명에게 오늘은 나쁜 날이 될 것이며 (선거를 강행할 경우) 앞으로 더 많은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헌의회 의원으로 선출된 사람들도 앞으로 금융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제헌의회를 구성하려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경고 성격이 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마두로 정권에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면 미국은 강력하고 신속한 경제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전 세계를 통치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미국의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또 거부할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개헌을 위한 제헌의회 구성 및 이를 위한 선거를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30일 치러지는 선거를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 파괴를 위한 마지막 단계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등 새로운 제재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미 고통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미국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