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이후 최대 토목사업" 서울~세종도로 사업에 건설업계 '군침'

박종오 기자I 2015.11.19 13:02:18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내 건설사들은 지금 먹거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이 정도 규모의 토목사업이 없었던 만큼 관심이 대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

정부가 최근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비롯해 연거푸 수조원대 국책 토목사업 추진 계획을 내놓으면서 건설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그나마 반짝 살아난 국내 주택시장에 목줄을 지탱하고 있던 처지여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공공 건설 투자액은 43조 4000억원으로, 2009년 56조 7000억에서 13조원 이상 줄었다. 올해는 1분기까지 5조 5000억원에 그쳤다. 작년 전체 투자액의 12%에 불과한 규모다.

정부의 건설 투자 규모는 2009년 이후 2013년을 빼고는 매년 감소했다. 22조원 넘게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재정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복지 요구 확대로 토목사업에 예산을 가져다 쓰기 어려워져서다.

따라서 건설업계로선 서울~세종 민자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말 그대로 가뭄 속 단비다. 사업비만 6조 7000억원으로 4대강 사업 이후 7년 만에 나온 대형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10일 정부가 추진을 결정한 사업비 4조 1000억원 규모 제2 제주공항을 합치면 모두 12조원에 달하는 토목 공사 물량이 조만간 쏟아지는 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항 건설 예정지의 토지 보상비 등을 제외한 제주 2공항 순수 공사비는 3조 4000억원 안팎에 달한다. 오는 2018년쯤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세종 민자도로는 이 보다 빠른 내년 상반기쯤 일감이 나온다. 한국도로공사는 서울~성남 구간 도로 건설 공사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발주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경우 예전부터 업계에서 거듭 정부에 조속한 추진을 건의했던 사업”이라며 “건설 불경기를 해소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장별 셈법은 다소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으로 도로·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추진할 때 재정 대신 민간 자본을 끌어다 쓰는 민자사업 방식을 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라서다. 이번 서울~세종 고속도로 역시 정부가 올해 상반기 도입한 새 민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국책 사업에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자칫 4대강 사업처럼 손해만 볼 수 있다”며 “수익성이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건설 투자 규모 [단위:조원,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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