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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증거인멸 혐의’ 김태한 삼바 전 대표 무죄…“증명 부족”(상보)

박정수 기자I 2024.02.14 14:57:24

삼바 상장 과정서 47억 횡령 혐의
분식회계 증거인멸 등 혐의도
“檢 위법수집 증거”…김태한·안중현 무죄
김동중만 집유…회계 자료 삭제 지시 등 유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상장 과정에서 회삿돈을 횡령하고 분식회계를 은폐하기 위한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한 전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횡령과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사진=뉴시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지귀연 박정길)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집한 증거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입증하지 못했다”며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해 유죄의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함께 기소된 안중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동중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관련 자료 삭제를 임직원에게 지시, 회계 부정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며 “다만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대표에게 징역 5년을,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 부사장에게는 징역 4년, 안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3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 전 대표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삿돈 4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20년 10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2016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한 이후 회사 주식을 수차례 사들이면서 우리사주 공모가와의 차액을 현금으로 챙겨 김 전 대표와 김 부사장이 각각 36억원과 11억원 상당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은 2018년 5월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회계사기 혐의가 인정된다’며 행정제재를 예고하자, 검찰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보유한 관련 자료들을 삭제할 것을 임직원에게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이 의심하는 증거는 2019년 5월 압수수색 당시 삼바 공장과 회의실 내 엑세스 플로어에서 발견된 18테라바이트(TB) 용량의 백업 서버 등이다.

엑세스 플로어는 바닥재 아래 전선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중 바닥구조를 말한다. 검찰은 압수수색 진행 도중 회의실 등에 설치된 엑세스 플로어에서 메인 및 백업 서버와 외장하드 2대, 업무용 PC 26대 등을 발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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