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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격돌 '래미안 VS 푸르지오'..고급아파트 시장 견인할까?

정수영 기자I 2014.05.20 16:05:42
△서울 용산역 일대를 재개발한 주상복합아파트 ‘래미안 용산’(왼쪽)과 ‘용산푸르지오 써밋’이 이달 말 분양시장에 선보인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서울 분양시장에서 요즘 핫이슈는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브랜드 맞대결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이달 말 용산역 전면 2구역과 3구역에서 각각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인 ‘래미안 용산’과 ‘용산 푸르지오 써밋’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철 1호선 용산역 등을 끼고 있는 교통 요지에 들어서는 데다 한강·남산 조망도 가능해 수요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도 23일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이들 단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용산지역에서 2010년 이후 4년만에 나오는 분양 단지인데다 고급아파트의 대명사인 초고층 주상복합이라는 점에서 청약 결과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대형 브랜드 맛대결 최종 승자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칠 태세다. 서로 맞붙은 구역에서 시공하는데다 분양 일정, 입지 여건, 분양가 수준 등이 같아 라이벌전 양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두 단지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과 중앙선, 고속철도(KTX)정차역, 그리고 지하철 4호선인 신용산역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지인데다 한강과 남산 조망권도 확보하고 있다. 또 두 건물 모두 높이가 약 150m의 초고층이다.

용산역 전면2구역을 재개발한 대우건설의 용산 푸르지오 써밋은 지하 9층~지상 38·39층 2개 동이다. 아파트 151가구(전용 112~273㎡)와 오피스텔 650실(전용25~48㎡)로 이뤄졌다. 일반분양분은 아파트 106가구, 오피스텔 455실이다.

여기에 맞서 삼성물산이 용산역 전면3구역에 짓는 래미안 용산은 지하 9층~지상 40층 2개 동으로, 아파트 195가구(전용면적 135~243㎡)와 오피스텔 782실(42~84㎡)로 구성됐다. 일반분양분은 아파트 165가구와 오피스텔 597실이다.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래미안 용산이 3.3㎡당 100만원 정도 비싸다. 삼성물산은 3.3㎡당 분양가를 아파트는 2900만원 전후, 오피스텔은 1500만원대 안팎에서 책정할 예정이다. 용산 푸르지오 써밋은 분양가가 아파트 2800만원대, 오피스텔 1400만원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건설사는 홍보 마케팅에서도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용산 푸르지오 써밋이 아파트 동과 오피스텔·오피스 동이 분리되고, 한강 조망권을 더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피스텔 면적이 푸르지오 써밋보다 더 큰데 단지가 4호선 신용산역과 지하로 바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용산·중대형·주상복합시장’의 바로미터 되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두 대형 건설사가 내놓는 이 고급 아파트는 올 한해 용산 부동산시장과 중대형 주택시장, 그리고 주상복합 아파트시장을 판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침체된 용산 부동산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용산은 지난해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무산으로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침체됐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용산지역 전체 아파트 시세는 현재 3.3㎡당 2521만원으로 지난해 10월 2527만원에서 더 떨어졌다. 용산구 한강로2가 K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매매가는 좀처럼 오를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용산 새 아파트 분양이 성공하면 주변 아파트 거래도 다소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단지의 미분양 물량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용산구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분양가를 최대 41%로 낮추면서 구입 가격이 신규 분양 단지보다 저렴해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분양을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분양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최근 들어 문의 전화나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결과는 대부분 중대형으로 구성된 다른 지역 주상복합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5년간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중대형 주상복합아파트는 사실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두 대형사가 분양을 미뤄온 것도 시장 회복 시기를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 두 물량을 포함해 전국에서 1만 3658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시장 문을 두드린다. 다만 실제 분양되는 물량이 얼마나 될지는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용산지역은 서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위치적 장점이 있는데다 이달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오랜만에 나오는 신규 대형 브랜드 단지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며 “분양 결과에 따라 용산지역 부동산시장 및 전체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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