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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업계, 태국에 '러브콜' 보내는 이유는

김인경 기자I 2015.10.06 16:01:04

도요타, 태국 기술자 수 1400명에 달해.. 일본車 숨은 원군
부품업체 많고 신흥국 진출 용이.."현지 개발책임자"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태국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태국은 과거에는 일본에서 만든 차를 파는 시장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태국 현지공장은 물론 태국 기술자들이 일본 자동차 업체의 주춧돌로 등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도요타자동차는 5일 태국 수도 방콕 교외에서 설명회를 열고 태국 개발 거점의 기술자 수가 14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요타 태국거점 기술자는 지난 2005년께만 해도 700명에 불과했지만 10년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현재 1400명 기술자 가운데 절반 정도는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술자들이 아시아 시장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제어 소프트장치 일부도 개발하는 등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 부착되는 장치도 개발한다. 압축천연가스(CNG) 자동차 시험 및 엔진 부품 평가도 담당한다. 이른바 도요타의 ‘숨은 지원군’인 셈이다.

도요타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지난 2003년 태국에 개발거점을 개설했다. 이후 생산을 지원하고 조달하는 담당 부서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현재 체제를 완성했다.

미쓰비시자동차 역시 태국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5월 5억바트(160억원)을 투자해 태국 중부에 전세계 차량의 주행을 실험하는 시설을 갖췄다. 미쓰비시자동차가 해외에 이 같은 실험공간을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럭과 버스 등을 주로 생산하는 이스즈 자동차 역시 태국공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스즈자동차는 신흥국용 트럭을 개발해 2018년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신흥국에 판매하는 기존 트럭은 일본에서 생산하지만 2018년부터 기획부터 개발, 생산을 모두 태국 현지에서 하며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사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태국에 주목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1960년대부터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태국에 진출했다. 이미 다양한 부품업체들이 진출해 있어 완성차업체들로선 부품 조달이 용이하다. 게다가 일본 기업들과 긴 시간 인연을 맺은 만큼 노동 안정성도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태국이 일본의 ‘하청업체’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기술개발거점으로 키우기엔 이공계 전문 인력층이 얇은데다 중국업체는 물론 미국 및 유럽 업체들도 진출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본 자동차 업계는 도요타가 1977년 미국에 거점을 만들고 2009년 현지에서 차를 생산하기까지 30년이 걸린 만큼 태국 거점 역시 여유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리타케 요시노리(上級副) 도요타 태국 자회사 수석 부회장은 “현지에서 개발 책임자가 나오면 구심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태국 출신 개발책임자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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