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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연극은 내 삶의 목적이자 의미"

장병호 기자I 2021.12.08 15:58:22

연극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
'오징어 게임' 차기작으로 무대 선택
"배우로서 자제력 찾는 계기 된 작품"
신구·이상윤·전박찬 출연…내달 7일 개막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징어 게임’으로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다 보니 배우로서의 중심이 흔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자제력을 잃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때 이 연극의 제안을 받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깐부 할아버지’ 배우 오영수(77)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 ‘라스트 세션’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은 배우오영수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영수는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년 넘게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 활동을 해왔는데, ‘오징어 게임’으로 갑자기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리게 됐다”며 “이번 연극은 변하지 않는 내 모습 그대로 배우의 길을 갈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963년 극단 광장 단원으로 데뷔한 오영수는 그동안 극단 자유, 국립극단 단원 등으로 활동했다. 연극계에서는 2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뼈 굵은 배우였던 그는 최근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 오일남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광고 출연 등 다양한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영수는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연극 무대 복귀를 선택했다. 연극 출연은 2019년 12월 ‘노부인의 방문’ 이후 약 2년 만이다. 오영수는 “광고를 안 하고 왜 연극을 하냐는 사람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 연극이 배우로서의 원동력을 되찾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연극 ‘라스트 세션’의 기자간담회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루이스 역의 배우 전박찬, 프로이트의 역의 배우 신구, 오영수, 루이스 역의 배우 이상윤. (사진=뉴시스)
‘라스트 세션’은 미국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이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나니아 연대기’로 잘 알려진 작가 C.S. 루이스가 만나 신의 존재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2인극이다.

오영수는 프로이트 역을 맡는다. 그는 “신과 종교 사이에서 고뇌하는 프로이트의 모습은 작품 속 한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의 모습과 맥을 같이 한다”며 “어떻게 하면 프로이트의 의식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은 제 삶의 목적이자 의미입니다. 또한 연극은 보고 나면 뇌리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잘 때도, 아침에 일어나서도 다시 생각을 하게 하는 힘이 있어요. 연극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고, 관객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초연 멤버이자 오영수와도 여러 차례 연극 작업을 같이 해온 배우 신구가 프로이트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신구는 “그동안 지켜본 오영수는 연극을 묵묵히 받치면서 조용히 자기 몫을 하는 배우였다”며 “‘오징어 게임’을 통해 유명해지는 걸 보며 자신의 몫을 충실히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걸 다시 느꼈고, 이번에 같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 반갑다”고 말했다.

루이스 역에는 배우 이상윤, 전박찬이 캐스팅됐다. ‘라스트 세션’은 내년 1월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1관에서 개막한다.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은 배우 신구(왼쪽), 오영수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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