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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찾은 회원제 유흥업소는 ‘고요’…경찰, 수사 박차

김형환 기자I 2024.05.17 18:23:30

회원만 출입 가능한 유흥업소
대리운전 제공…“연예인 가끔 방문” 목격담도
경찰, 음주운전·사건 은폐 가능성 수사
김호중 측,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 변호인 선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경찰은 지난 16일 가수 김호중과 소속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가는 등 음주운전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가 뺑소니 사고 전 찾은 유흥업소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고급 유흥업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폐쇄회로(CC)TV를 통해 김씨가 ‘휘청거렸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온 것을 인식한 듯 업소 관계자들은 취재진에게 날 선 모습을 보였다.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뮤직어워즈 2024’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가 17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A유흥업소은 적막함만 가득했다. 유흥업소 문은 열려 있었지만 내부에는 직원 한 명도 없는 상태였다. 수차례 직원을 불러봐도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실제로 A유흥업소는 회원들을 모집해 운영되는 업소였다. 온라인 상에는 ‘회원만이 방문할 수 있고 인근에서 픽업도 가능하다’는 문구도 있었다. 해당 업소를 잘 알고 있다는 인근의 한 자영업자 B씨는 “연예인들은 주로 인사 차원에서도 A유흥업소를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김씨 측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사고가 있기 전 A유흥업소를 방문해 지인에게 인사만 한 뒤 자리를 떠났다. 김씨는 A유흥업소를 떠나는 과정에서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유흥업소는 계약된 업체를 통해 고객들에게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언론사는 이 업소 앞에서 김씨가 대리기사가 탑승한 자신의 차량에 타면서 ‘휘청거렸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생각엔터테인먼트는 “‘휘청이다’ 등 주관적 표현을 사용한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쯤이 되자 직원들이 하나 둘 출근해 가게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씨 사건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몰리자 직원들은 가게 앞에 자리를 잡고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한 직원은 ‘대리기사는 A유흥업소 측에서 계약한 분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 번만 더 오면 소금을 뿌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 9일 가수 김호중씨가 찾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유흥업소. (사진=박동현 수습기자)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매니저가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허위 자백을 했는데 경찰의 추궁 끝에 김씨가 운전한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 김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도주치상)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전 유흥업소에 다녀왔다는 점, 사고 후 음주 측정을 피하기 위해 자택이 아닌 경기도 구리 소재의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음주운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김씨의 매니저가 허위 자수 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손한 점 등을 두고 이번 사건을 소속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흔적을 찾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전날 오후 김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 결과 김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씨 측은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이번 사건에 대응하기로 했다. 사법연수원 24기인 조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서울고검 검사를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차장검사를 역임했다. 2020년에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직무 정지되자 총장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이후 법무연수원장을 마친 뒤 사직,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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