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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재건축 첫발 뗀 은마아파트, “조합 설립 속도”

김기덕 기자I 2017.10.27 13:58:30

최고층수 35층 포함된 정비계획안 서울시 제출 예정
도계위 심사서 승인 받으면 내년 초 조합설립 가능
사업 추진 기대감에 시세도 껑충 "가격 더 오른다"

△최고 49층 높이의 재건축을 추진하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층수를 최고 35층으로 낮춰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고 49층 초고층 건립의 꿈을 접고 35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은마 소유주들이 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층 최고 높이를 규정한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백기를 든 상황이지만, 14년을 끌어온 재건축 사업 추진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면서 아파트 시세도 껑충 뛰어올랐다. 연내에 서울시 정비계획안 승인을 받을 경우 이후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등 재건축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26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토지 등 소유주를 대상으로 재건축 아파트 최고 층수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이 아파트 토지 등 전체 소유자 4083명 중 3662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 1안인 35층을 선택한 의견(2601명·71%)이 2안인 49층을 택한 의견(1061명·29%) 보다 앞도적으로 많았다.

대치동 은마아파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신축을 한다고 해도 건축물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35층 룰에 맞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지난달 최고 50층 규모로 재건축 인허가가 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같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높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것이다. 하지만 층수 규제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도 완강해 은마아파트는 지난 2003년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사업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결국 은마아파트 입주민들이 스스로 무리한 재건축 추진보다는 실현 가능한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면서 재건축 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35층에 대한 재건축 계획안을 다시 마련해 연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정비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아직 안전진단만을 통과한 상황이여서 도계위 테이블에 오른다면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안 심사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며 “정비구역 지정 이후에는 조합 설립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시세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8·2 대책 이후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12억원대(전용 76㎡형)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13억5000만~900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35층 재건축 추진 소식에 집 주인들이 매물을 걷어들이는 상황이여서 호가가 조만간 14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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