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국제유가 20불대 폭락 가능"‥베네수엘라의 경고(종합)

안승찬 기자I 2015.11.23 11:12:59

100불 넘던 국제유가 40불도 불안..'반토막 넘게 추락'
직격탄 맞은 베네수엘라 "안정대책 없으면 추가 하락 가능"
미국 금리인상, 중국 등 수요부진도 유가하락 부추겨
"美 셰일 생산량 감소..소폭 반등 가능" 전망도

(자료=네이버증권)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율로지어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 유가 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중반대로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델 피노 장관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OPEC이 ‘평형 유가(equilibrium oil price)’ 설정 등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유가 폭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지난달 대국민 연설에서 세계의 투자 안정을 위해서는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평균 88달러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델 피노 장관은 “유가를 시장에 맡겨둘 수 없다”면서 OPEC 회원국들이 주도적으로 원유가격을 결정해 온 기존의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20일 기준으로 서유텍사스유(WTI)넌 배럴당 41.9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41.78달러다. 100달러를 넘던 유가는 반토막 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전반적인 수요 부진은 국제 유가의 하락을 부추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유가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 부진으로 석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사우디를 포함한 OPEC 진영은 감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고 내년 1월 이후 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될 예정으로 당분간 유가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가의 늪’은 주요 산유국에게 최대 위기다. 베네수엘라는 특히 그 정도가 심하다. OPE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수출의 95%와 국내총생산(GDP)의 25%가 석유와 관련돼 있다. 베네수엘라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의 16% 수준에 이른다.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가 160달러는 돼야 재정균형을 맞출 수 있다. 물가는 200% 급등했다. 지금보다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경우 베네수엘라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러시아에 OPEC 이외의 산유국과 협력해 유가 폭락 추세를 막아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 역시 유가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일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WTI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은 지난 4월을 고점으로 의미있는 감소 추세에 진입했다”면서 “미국 원유 생산기업의 자본지출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어 WTI의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