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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순항미사일 바지선에서 발사됐나?…軍 "성능 과장 가능성"

김관용 기자I 2024.01.29 12:46:36

지상서 첫 시험발사 이후 해상서 또 발사
김정은 시험발사 현지지도, 발사 능력 과시
北 "7421초·7445초 비행"…軍 "비행시간 과장"
"김군옥영웅함, 아직 보완·수리 등 추가 작업"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상에 이어 나흘만에 해상에서도 전술핵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발사했다.

29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 첫 발사 나흘만에 최고지도자 앞에서 발사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24일 개발 중인 불화살-3-31형을 처음으로 시험발사했다. 첫 시험발사 때는 평양 인근 내륙에서 서해상으로 쏜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 시험발사는 잠수함 관련 시설이 밀집한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이뤄졌다.

불화살-3-31형은 기존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1·2형’의 개량형이다. 명칭 뒤에 ‘31’이 붙은 것은 북한이 작년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매체의 보도 사진을 보면 전날 발사된 불화살-3-31형은 해상에서 자욱한 연기를 내며 비스듬한 각도로 솟아올랐다.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인지, 아니면 미사일 시험 발사용 바지선에서 발사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우리 군 역시 이를 분석 중이다.

만약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이라면 북한이 작년 9월 공개한 핵 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 로미오급을 개조한 3000톤(t)급 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에선 탄도마시일과 순항미사일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잠수함에서 발사했다고 밝히지 않음에 따라 바지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김군옥영웅함은 아직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정도로 운용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합참 관계자는 “앞서 우리 군은 김군옥영웅함이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평가한바 있다”면서 “그 이후로도 계속 수리나 보완 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된 불화살-3-31형 2발의 비행시간은 각각 7421초, 7445초라고 공개했다. 이를 감안하면 사거리는 최대 20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한 전역은 물론 주일미군기지도 사정권이다.

하지만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주장한 비행시간 등이 과장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추가적인 사항은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일한 미사일도 어디에서 쏘느냐에 따라서 상당한 기술적 보완이나 발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그렇게 짧은 기간에 발사 플랫폼을 (육상에서 해상으로) 바꿨다는 것은 (비행시간 등의) 과장 가능성과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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