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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주 팔고 2등주 사는 외국인..속내는?

박형수 기자I 2012.05.21 16:10:48

삼성전자 `팔고` SK하이니스 `사고`..실적 개선 기대감 반영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1등주 매도..펀더멘탈 악화 때문에 떠나는 것 아냐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현금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업종 2등주를 장바구니에 채워넣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다음(035720) 등은 가파른 실적 개선을 예고하면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일단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1등주를 팔고 있지만 여전히 업황 개선 기대감이 남아 있는 업종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지난 14일부터 6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 주식 88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40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8500억원에 달하는 `팔자` 주문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 위기 우려가 고조되자 가장 먼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특히 경기에 가장 민감한 IT 업종 비중을 줄이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유독 SK하이닉스에 대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 11일 23.46%에서 24.0%로 0.54%포인트 증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상승하는 동안 SK하이닉스가 주춤했던 가운데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D램 가격이 지난 1분기를 바닥으로 강한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3분기부터 SK하이닉스 실적이 본격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이 각각 1조300억원, 3조2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예상이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최근 주가에 반영되지 못한 것도 외국인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 인수, 채권단 지분 매각 등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와 관계없는 요인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며 "충분히 주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포털업계 2위 업체인 다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외국인은 183억원에 달하는 다음 주식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518억원 가량의 NHN 주식을 매도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지난 1분기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을 기록한 다음은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음은 2분기에 1분기보다 좋은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며 "2분기가 광고 성수기인 데다 국회의원 선거, 올림픽 등 광고 특수 효과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모바일 게임, 모바일 광고 등 신규 사업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모바일 광고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광고부문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성 좋은 종목을 매수하는 것을 보면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좋은 1등주를 팔고 2등주를 사들이는 것을 통해 외국인의 투자 관점을 엿볼 수 있다"며 "펀더멘탈 악화 때문에 국내 증시를 떠나는 것이 아니고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팔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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