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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시오” 문 열었다가 반대편 노인 사망…50대, 결국 ‘유죄’

권혜미 기자I 2024.04.03 11:07:38

50대 A씨, 벌금 100만원·집유 1년
A씨가 민 문에 밀려 70대 여성 숨져

사진=프리픽(Freepik)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당기시오’라고 써진 출입문을 밀다 문 앞에 서 있던 노인을 넘어뜨려 숨지게 한 50대가 유죄판결을 확정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100만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31일 오전 8시께 충남 아산의 한 마시지 업소에서 출입문을 밀고 나가려다 문 앞에 서 있던 여성 B(76)씨를 넘어지게 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출입문에 밀려 도로 바닥에 넘어진 B씨는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검찰은 출입문 안쪽에 ‘당기시오’라는 팻말이 붙어 있기 때문에 문을 안쪽으로 당겨 열어야 했지만, A씨가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문을 세게 밀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1심은 “예견 가능성을 넘어서는 정도의 주의의무를 피고인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출입문이 반투명 유리로 돼 있어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사람이 있음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B씨가 건물 밖에서 40초가량 서성였는데 건물 안에서는 이같은 행동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이유 등에서였다.

검찰은 원심이 부당하다고 항소하면서 A씨에 대한 혐의를 과실치상으로 변경했다. 2심 재판부는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주의하게 출입문을 열다 피해자를 충격해 뇌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사고 후 구호조치를 다한 점, 유족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원심을 깨고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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