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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합의안' 與·野·靑 딴목소리…9월처리 가시밭길(종합)

문영재 기자I 2015.05.04 13:40:01
김무성(왼쪽 두번째)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세번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문에 서명한 다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데일리DB)
[이데일리 문영재 이준기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과 함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키로 한 개혁안에 대해 여야는 물론 청와대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확대에 대해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무원연금 개혁 여야 합의안에 사인을 했지만, 국민연금은 국가재정과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미 공적연금 개선방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진 만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朴, 여야 합의안 제동…與 “최선 아닌 차선 선택, 합의가 더 중요”

박 대통령은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합의와 관련, “이번 개혁으로 내년에 하루 100억 원씩 투입될 연금재정 보전금이 60억 원 수준으로 줄어 재정부담은 다소 줄었다”며 “그러나 개혁의 폭과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속도가 애초 국민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까지 높이기로 한 여야의 국민연금 강화 합의안에 대해서도 “2000만명 이상이 가입한 국민연금의 제도변경은 그 자체가 국민께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며 “해당 부처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권’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으로 이후 공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여야 합의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합의에 대해선 보완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다소 미완의 개혁이고 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대타협기구의 모처럼 합의는 잘된 일이고 이번 국회에서 이뤄낸 가장 큰 쾌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민이 애초 개혁안보다 후퇴했다면서 재정절감 효과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번 비판에 대해 책임 있게 집권 여당으로서 끝까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은) 실무기구 합의안에 들어 있는 사항이고,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합의사항에는 빠졌다”고 설명했다.

◇ 野 “여야 합의사항 지켜야”…‘노후보장-재정건전성’ 논란 재연될 듯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상향키로 한 것은 여야 간 합의사항으로, 9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그치지 않고, 국민소득 명목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등 국민의 공적연금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된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합의안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공적연금 개선방안에 관한 시행법률을 9월 중 처리하기로 (여야가) 분명히 합의했다”면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빈곤을 해결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며 합의사항은 지켜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여야 합의를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박 대통령이 국회를 마음대로 움직이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에 대해 여야가 시각차를 드러낸 만큼 9월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졌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당장 오는 6일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함께 공적연금 강화,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안이 통과될지도 미지수다.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하면서 사회적 기구에서 도출한 단일안 또는 복수의 안을 검토한 뒤 9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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