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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차관이 대통령 지시 거부한 것 처음 봐”

선상원 기자I 2016.05.17 10:17:44

박승춘 보훈처장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결정은 항명
대통령과 회동 후 3일도 안돼 얘기됐던 것 지켜지지 않아
공식 기념식 참석… 내일까지 정부 태도변화 기다리겠다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어제 황당했던 게, 그 분의 입장을 제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위해서 지시한 것인데, 나는 못한다고 거부해버린 거죠. 항명”이라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대통령의 지시는 구체적으로 전화를 통해서 개별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여야 3당 대표하고의 회동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공개적으로 지시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보훈처가 할 일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실천을 하는데, 국론 분열 없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내각의 역할이죠. 그런데 ‘국론 분열의 우려가 있어서 안 한다.’ 이렇게 결정을 해버리면 대통령의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한 게 되죠”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어느 정권 말기에도 차관급 공직자가 대통령의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은 처음 본다. 5월 18일까지 지켜볼 테니 한 번 더 재고하라, 심지어 집권당 대표가 재고해 달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이례적인 것 아니겠느냐”며 거듭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않으면 정권에 협조할 수 없다고 경고한 것이 원구성 협상부터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원구성은 국회에서 일어나는 당과 당의 관계라서 그건 원만하게 해야 되겠죠. 다만 대통령이 초청해서 여야 3당 대표가 모여서 이른바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히 진전된 합의안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흘밖에 안 지나서, 그때 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중요했던 이야기 하나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과연 우리가 신뢰의 관계를 가지고 계속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합창 결정 사실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먼저 전달한데 대해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현 수석이)사과 하시길래 제가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그것도 참 그렇다. 정무수석이 야권과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통보할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제가 우상호 개인이 아니고, 원내 제1당 대표인데, 대통령과 회동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뤘던 주제 중에 하나인데, 제3당에는 알려주고 제1당에 안 알려주면 제가 판단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우리 지지자들과 의원님들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어쨌든 어제 좀 석연치 않았다”고 불쾌해했다. 그래도 더민주 의원들은 정부가 주관하는 공식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우리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인데, 불만이 있다고 해서 기념식을 보이콧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우리당 의원들에게 5.18 기념식 행사장으로 다 오라고 지시했다. 추모곡이라는 것은 추모 대상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불러드려야지, 그걸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참 의아하다. 내일까지 기다려보겠다”고 정부의 태도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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