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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개입 공조에 물 만난 `엔 캐리`

양미영 기자I 2011.03.24 10:43:19

달러-엔 80엔선 안정..대규모 엔 캐리 부활 기대
캐리자금 달러에서 엔으로 이동할듯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주요7개국(G7)의 외환시장 개입 공조로 엔화 강세가 주춤하자 시장에서는 곧바로 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엔화 강세 우려로 엔 캐리 청산이 부각됐지만 개입 이후 상황은 완전히 정반대로 바뀌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달러 약세 심화로 한동안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각광받았지만 엔이 다시 바통을 이어받을 조짐이다.

◇ 개입공조에 엔 마지노선 굳건..캐리투자 메리트↑

선진국이 일제히 엔화 강세 방어에 나서면서 G7의 이번 개입공조는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이 강해지면 곧바로 개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공식화되면서 달러-엔은 80엔선 초반에서 꾸준히 안정되고 있다.

▲ 최근 한달간 달러-엔 추이(출처:NYT)
이에 따라 저금리에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엔에 대한 든든한 천정이 마련되면서 변동성이 줄어듦에 따라 막대한 자금이 안심하고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엔화 강세에는 일본 대지진 복구를 위한 엔화 본국 송금 가능성과 함께 기존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도 작용했었다. 그러나 공조개입이 엔 약세를 확실하게 지지해주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줬다는 평가다.

◇ 결국 양적완화 공조..글로벌 증시 부양 주목

결과적으로 이번 환시개입 공조는 주요 선진국들이 돈을 풀어 양적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엔 가치가 크게 오를 경우 기존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타통화의 급락으로 이어지면서 각국 증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이번 개입 공조는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 초래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따라서 엔 캐리가 강화될 경우 캐리 투자 대상인 이머징 자산들의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다. 호주달러는 최근 개입 공조 이후 엔화대비 5.9%나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공조 개입 효과는 미국 연준의 2차 양적완화와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라며 연준의 기존 조치가 주가 상승과 달러 약세를 이끌어낸 것에 주목했다.

BNP파리바의 한스 레데커는 "새로운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형성되고 있고 이번엔 일본"이라며 "관련 자금들이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위험자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일 예정이며 이것이 엔화 가치를 더욱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 엔 캐리, 달러보다 각광받을 듯

금융위기 전까지 각광받았던 엔 캐리는 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크게 퇴색됐다. 또 최근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없진 않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등으로 달러 약세가 더 심화되면서 달러 위주의 캐리 트레이드가 더 선호됐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행(BOJ)은 대규모 자금공급에 나선 반면, 유럽과 미국의 중앙은행들이 긴축 일정에 큰 변화를 가하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일본의 통화완화가 지속되면서 엔 캐리가 다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맨수어 모히우딘 UBS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미국의 긴축 영향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티브 배로우 스탠다드차타드 외환리서치 헤드는 "연준이 BOJ에 앞서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캐리 자금도 달러에서 엔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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