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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에 수도권·충청·강원 배치…'신속한 전당대회' 방점

이도영 기자I 2024.05.12 16:33:58

유상범·엄태영·전주혜·김용태 임명…지도부 경험 풍부
‘영남당’ 우려에 지역 안배…당 일각선 “돌려막기 인사”

[이데일리 이도영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비대위원으로 유상범·엄태영·전주혜 의원과 김용태 경기 포천·가평 국회의원 당선인을 임명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TK(대구·경북) 출신인 점을 고려해 지역을 안배하고, 신속한 전당대회 준비를 위해 지도부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는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24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당 3역’으로 불리는 정책위의장에는 3선 고지에 오른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이 발탁됐다. 4·10 총선 패배로 인한 ‘도로 영남당’ 이미지를 의식해 정 의원 외엔 비대위에 영남권 인사를 포함하지 않았다. 유 의원과 엄 의원은 각각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충북 제천·단양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김 당선인은 수도권 30대 초선이다. 호남 출신인 전 의원은 서울 강동갑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비대위 당연직(비대위원장·원내대표·정책위의장)은 아니지만, 당 살림을 관장하는 사무총장에도 3선에 성공한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임명됐다.

윤 선임대변인은 “수도권·충청·강원 등 국민의힘이 귀 기울여야 할 지역 출신”이라고 비대위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비대위원 임명안이 13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의결되고 정책위의장 선임안이 내주 초 의원총회에서 추인되면 ‘황우여 비대위’는 7인 체제로 출범하게 된다.

비대위는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활동하며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경선 규정을 결정해야 한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총의를 모은 ‘6월 말 7월 초’ 전당대회가 지연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지도부 경험이 풍부한 비대위원 임명으로 신속한 차기 지도부 선출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점식·엄태영·전주혜 의원은 비대위원을, 김 당선인은 청년 최고위원을 지냈다.

비대위의 뇌관은 전당대회 경선 규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점식·전주혜 의원은 당원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인 기존 전당대회 규정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한 ‘정진석 비대위’에 몸담았었다. 민심 반영 비율을 50%로 높여달라는 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 ‘첫목회’ 출신 인사들은 비대위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1대 국회에서 지도부를 맡았던 분들이 비대위로 들어온 ‘돌려막기’ 인사로 보인다”며 “영남 인사를 빼줬으니 (전당대회 규정에 대해선) 아무 말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께서 지역 등을 고려해 비대위원을 균형 있게 모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가 친윤(親윤석열)계 일색이라는 지적에도 “대한민국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의 함자를 갖고 얘기하는데, 우리 의원들 전부 ‘친국민’이고 성공적인 정부가 되도록 한 몸·한 뜻으로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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