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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트렌드, TBJ 대신 NBA로 中 사업 '올인'

염지현 기자I 2016.01.03 15:28:26

3분기 누적 영업익 전년비 85% 줄어..수익성 비상
유니클로 등 SPA에 밀리고, 유통 변화 둔감
국내 사업은 매장 정리..NBA로는 中 대륙 시장 공략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캐주얼 브랜드 ‘TBJ’, ‘버커루진’ 등을 전개하는 의류회사 엠케이트렌드(069640)가 수익성 악화에 국내 부실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노후한 이미지로 고전하고 있는 TBJ 대신 중국에서 잘나가는 스포츠 브랜드 NBA에 사업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금융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엠케이트렌드의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억8700만원으로 2014년도 같은 기간(26억1200만원) 대비 85% 이상 줄어들었다. 2014년 3분기 30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5200만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매출은 1926억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어난데 반해 수익성엔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매출이 증가한 것은 중국에서 잘 나가는 신생 스포츠 브랜드 NBA 덕분이다. 주요 브랜드의 3분기 매출은 TBJ가 지난해(508억원)보다 5% 이상 줄어든 480억원을 나타냈으며 버커루진이 599억원에서 556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엠케이트렌드는 지난해 앤듀 매장을 12개, TBJ 매장을 7개 정리하는 등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장기 불황에 의류 구매를 예전만큼 하지 않고 메르스까지 덮쳐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엠케이트렌드가 전개하는 스포츠 브랜드 NBA는 중화권에서 인기 많은 빅뱅의 태양, AOA의 초아를 전속모델로 계약하고, 대륙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NBA)
한때 캐주얼 브랜드로 백화점을 섭렵했던 엠케이트렌드가 맥을 못 추는 것은 유니클로 등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에 밀렸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SPA 업체가 유행을 바로 반영한 상품을 저가에 공급하는데 반해 TBJ를 비롯한 토종 중소 캐주얼 브랜드들은 상품 교체 주기가 길고,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유통망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엠케이트렌드는 지난 3분기 기준 백화점, 대리점, 지점 매출이 전체의 86%에 달한다. 한 대기업 패션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패션 업체는 온라인 등 판매 채널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아직도 토종 중소형 브랜드들은 백화점 입점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유통 채널의 중심은 온라인, 그것도 모바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엠케이트렌드는 중국에 진출한 유일한 브랜드인 NBA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음원 사이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스타 빅뱅의 태양과 AOA의 초아를 전속 모델로 기용하고 중국에서 유사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연달아 협찬했다.

회사 측은 “중국에선 농구가 국민 스포츠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며 “NBA로 대륙 사업을 확장하는데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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