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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부동산]전세시장 ‘짝수해’와 ‘홀수해’ 법칙 아시나요

박태진 기자I 2016.02.20 09:46:48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임대차 기간 2년으로 연장
1990년부터 짝수해 법칙 지배..전셋값 상승폭 두드러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 역전
“올해 짝수해..전셋값 변동률 작년보다 덜 할 것”

△부동산전문가들은 올해는 짝수의 해이기 때문에 작년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도곡동 일대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내 전세시장을 얘기할 때 흔히 ‘홀수 해’ 또는 ‘짝수 해’를 따져 구분한다. 연도의 끝자리가 홀수인지, 짝수인지에 따라 거래량이나 가격상승 폭이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도 그해 전세시장을 전망할 때 연도 끝자리를 참고해 왔다.

원래 전세시장은 끝자리가 짝수로 끝나는 짝수해의 법칙이 지배해왔다. 지난 1989년 주택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대차 기간이 2년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1990년부터 짝수해에 주택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문제는 이때마다 전셋값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을 하든, 새로운 임차인을 받든 간에 가격을 올려 계약을 했다. 이로 인해 전세시장에서 가격 변동 폭은 홀수 해보다 짝수 해가 더 컸다.

하지만 짝수 해 법칙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깨졌다. 연도와 관계없이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년대비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2005년 7.50%, 2006년 9.06%, 2007년 2.90%였다. 하지만 2008년 -0.55%를 기록한 후 △2009년 7.95% △2010년 8.27% △2011년 12.08% △2012년 2.46% △2013년 10.61% △2014년 6.44% △2015년 12.13% △올해 현재까지 0.28%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짝수의 법칙에서 홀수의 법칙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홀수의 해 법칙은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면 △2009년 11.96% △2010년 7.29% △2011년 10.49% △2012년 1.71% △2013년 11.58% △2014년 6.68% △2015년 15.60%를 기록했다. 어떤 해는 전년보다 배 이상 높을 때도 있다.

이처럼 전세시장이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홀수의 해 법칙이 성립되자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2016년)는 짝수 해이기 때문에 전세가격 변동률은 작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세난은 국지적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오는 3~6월 전국 입주아파트는 5만 5073가구이지만, 이중 서울·수도권 집들이 물량은 1만 5515가구로 전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입주 물량이 적은 경기도 등에서 전세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가 짝수 해인데다 최근 들어 서울·수도권에 신축빌라 등 연립·다세대 주택이 늘고 있는 만큼 아파트 외 주택형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전세난을 해결하는 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역별로 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축 빌라들이 전세난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전셋값 상승폭은 작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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