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비정규직 문제 해결 위해 총파업"

이지현 기자I 2014.12.28 13:16:00

쌍용차 파업 주도 한상균 지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
2012년 출소 이후 해고자 복직 촉구 171일 고공 농성
내년 하반기 비정규직 문제 해결 위한 총파업 추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여러분이 모아주신 힘과 지혜를 무기로 ‘노동자 살리기’ 투쟁의 최선두에 서겠습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
지난 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출범 이후 처음 실행한 직선제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한상균(52·사진) 신임 위원장은 당선 소감으로 이같이 밝혔다.

한 신임 위원장은 민주노총 내 소수파로 분류되는 노동선전 계열 현장파 소속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시절인 2009년 5월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진압하려는 경찰에 맞서 77일간 출입문을 봉쇄한 옥쇄파업을 벌였다. 이 일로 2009년부터 3년간 구속됐다. 2012년 출소 후에는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171일간의 송전탑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노동 강경파인 한 위원장이 민주노총의 선봉장으로 나서게 됨에 따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 중인 박근혜 정부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정규직 과보호’라며 해고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29일 비정규직(기간제)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늘리는 내용의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노동계에선 어느 하나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2015년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 직후 한 위원장은 ‘조합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더욱 힘차고 노동자답게 싸우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 안고 선거 기간 조합원과 맺었던 약속 하나하나를 실천하겠다”며 “80만 조합원의 힘으로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 개혁 등 노동현안 관련 집중 투쟁을, 하반기에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10만 대반란’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 위원장에게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민주노총의 조직 재정비다. 투표자 절반에 가까운 48%가 ‘통합과 단결’을 내세운 기호 4번 전재환 후보조를 지지하며 통합된 지도력을 바탕으로 한 강한 민주노총 건설을 원했다. 고질적 계파 갈등과 정치투쟁에 집착했던 민주노총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라도 조직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한 위원장이 어떻게 끌어안느냐에 따라 민주노총의 미래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제 막 시작한 사회적 대화도 검토해봐야 한다. 현재 한국노총이 노동계를 대표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있지만, 노조 조직률이 4.6%에 불과해 끊임없이 대표성 논란에 시달려 왔다. 노사정 대화 테이블에 민주노총이 합류하더라도 조직률은 채 10%가 안 되지만, 1999년 이후 불참해온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사회통합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 신임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2017년 12월까지 3년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