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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려라 ‘마법의 한방울’

조선일보 기자I 2007.11.19 11:43:00

소스를 바꿨더니 손님이 줄 선다… 외식 창업 ‘소스 전쟁’
한정식집 “우리만의 특별한 장 맛 개발”
고깃집 “이제 육질보다 중요한 건 소스”

[조선일보 제공] 음식점 창업 시장에 ‘소스 전쟁’이 뜨겁다. 색다른 소스를 만들기 위해 직접 장을 담그는 곳도 있다. 주재료가 아닌 소스가 창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소스는 음식 매출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판매도 가능해 앞으로 음식점 경쟁력 강화의 필수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정식·떡볶이…직접 만든 장으로 맛내기

한식의 경우 장맛이 음식 맛을 결정한다. 즉석에서 혼합이 가능한 서양식 소스와 달리 한식 장맛은 담그는 제철이 있기 때문에 ‘시간의 예술’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직접 만든 고급 장을 앞세운 한식 프랜차이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정식전문점 ‘좋구먼’과 찌개전문 ‘찌개애감동’은 재래식 방법 그대로 담근 장 맛으로 고객을 유혹한다. 강원도 정선에서 재배된 국산콩으로 만들고 천연재료를 가마솥에 삶아 3년을 숙성시킨다고 한다.

장맛을 내세워 음식점은 물론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경우도 있다. ‘쥐눈이콩마을’은 한식 소스와 서양식 퓨전소스를 모두 제조하는데, 재래식 방법으로 메주를 띄워 장을 만든다. 또 경기도 고양시 원당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매장 옆 전시장과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장을 직접 팔고 있다.

떡볶이 전문점 ‘신떡’은 독특한 고추장 맛을 앞세워 성공한 경우. ‘세상에서 가장 매운 떡볶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맛은 맵지만 건강에 좋은 재료를 많이 혼합한다는 점으로 집중 홍보하고 있다. 김밥, 튀김, 볶음밥 등 다른 음식을 먹을 때도 고추장 소스에 비벼먹는 고객이 많아, 소스가 매출의 일등공신이라고 한다.

▲ 소스는 더 이상 곁가지가 아니라 음식점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 매운 소스를 앞세운 떡볶이 전문점‘신떡’(왼쪽)과 다양한 종류의 소스를 내놓고 있는 삼겹살전문점‘떡쌈시대’. /각 회사 제공

 
◆토스트엔 과일 첨가한 퓨전 소스

퓨전식 서양 소스는 계절에 무관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남다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토스트전문점 ‘이삭’은 과일 소스를 내세워 ‘건강한 토스트’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 도시락 배달 전문점 ‘이츠야미’의 경우, 돈가스 등 소스를 만들 때 계절 과일을 그때그때 바꿔가며 갈아 넣는다. 과일을 첨가하면 소스의 맛이 깊어지고 담백해진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신 재료 값을 낮추기 위해 제철 과일을 사용하고 있다.

수제 돈가스를 판매하는 ‘와우돈가스1900’은 케찹 함유량을 줄이고, 토마토 페이스트를 사용한 소스를 만들고 있다. 양파를 볶아 약간 탄 맛을 내고, 버터와 밀가루를 넣고 볶아 고소한 맛을 냈다.

◆고깃집의 변신

닭이나 삼겹살 등 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점도 요즘 원재료 이상으로 소스 맛 개발에 힘쓰고 있다.

숯불치킨전문점 ‘불장군’은 천연재료를 첨가한 한방 소스로 차별화된 맛을 내고 있다. 느끼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바비큐전문점 ‘닭스’는 국내산 닭다리 살을 강황, 백지, 감초 등 10여 가지 한약재와 우유 등이 첨가된 간장으로 12시간 동안 숙성시킨다.

고기 맛이 중요한 삼겹살도 최근엔 소스가 중요한 성공 요소로 떠올랐다. 이전처럼 고추장이나 막장에 싸 먹는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스를 앞세운 프랜차이즈가 많다.

삼겹살전문점 ‘떡쌈시대’는 매운맛과 달콤한 맛 등 고객 취향에 맞춰 다양한 소스를 내놓고 있다. 갈비배달 전문점 ‘경복궁 아침’은 인삼, 복령, 백출, 감인, 사인, 다래, 머루, 산딸기, 사과 등 20여 가지 재료를 사용한 소스가 자랑이다. 영월산 약콩으로 빚어 만든 간장을 전통 항아리에서 3년 숙성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쇠고기전문점 ‘아지매’는 수입 고기의 맛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양념소스를 개발했다. 양파와 곁들여 찍어 먹는 간장 소스와 과일 양념소스, 톡 쏘는 맛이 나는 겨자소스가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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