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집 살 여력 있는' 무주택가구 144만 육박

방성훈 기자I 2014.05.06 11:00:00

"10가구중 3가구, 주택구매 여력有..대부분 비수도권·자가·부부·중고소득층"
"절반이 부동산투자 의향有..세금경감 등 맞춤형 정책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집을 구매할 여력을 갖춘 무주택가구가 144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해둔 돈에 대출금을 보태면 집을 살만한 능력을 이미 갖췄다는 얘기다. 이들 가구는 재무건전성도 견실해 대출을 받더라도 채무상환 부담이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집 살 여력 있는 가구의 추계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잠재적 주택수요자, 즉 ‘집 살 여력 있는 가구’는 2013년 기준 568만7000가구로, 이중 무주택가구가 143만9000가구, 유주택가구가 424만8000가구로 추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의 31.3%를 차지하며, 10가구 중 3가구는 집을 구매할 여력이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집 살 여력이 있는 가구’는 실제 거래가격으로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과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의 적정대출로 감당이 가능한 가구로 분류됐다.

지난해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가구의 채무상환비율(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은 4.4%로, 주택을 구입하고 나면 11.6%로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무주택가구가 3.5%에서 13.1%로, 유주택가구가 4.7%에서 11.3%로 각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을 사기 위해 연 4.68%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부담을 느끼지 않는 채무상환비율(20.8%)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즉 이들 가구가 신규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채무상환 부담을 느끼지 않을 만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가구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2013년 기준 372만3000가구(65.5%)가 비수도권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수도권 가구의 금융자산이 평균 1억1319만원으로 수도권 가구(평균 2억5271만원)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비수도권(1억4704만원)이 수도권(3억1828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주거형태별로는 346만5000가구(60.9%)가 자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로 살고 있는 160만2000가구(28.2%) 중 무주택가구는 95만8000가구(59.8%)로 추산됐다. 전세가구의 금융자산은 상당 규모의 전세보증금에 기인해 평균 3억1115만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입할 경우 4295만원의 대출금을 받아야 하는 금액이다.

이외에도 혼인상태별로는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혼인가구(84.7%)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소득수준별로는 중산층이 52.0%, 고소득층이 44.8%로 나타났다.

한편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가구의 상당수가 소득이 증가하거나 여유자금이 생길 경우 부동산 투자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5.8%가 여유자금이 생길 경우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무주택가구의 경우 2012년 57.6%에서 지난해 67.5%로 9.9%포인트 증가해 가장 빠르게 높은 비중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집을 살 여력이 있는 가구의 상당수가 부동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만큼, 제도·정책이 뒷받침된다면 주택매매시장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무주택가구는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유도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지원 강화 등 맞춤형 정책이 뒷받침될 경우 침체된 주택매매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주택가구를 위해서도 임대소득 목적의 주택구입 장려, 상속증여 목적의 신규·미분양주택 구입시 세금부담 경감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금리 공유형모기지를 확대해 주택구입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