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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 '항공→관광→수출' 피해 확산

박진환 기자I 2017.03.07 05:00:00

청주국제공항,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운항편 모두 급감
지난 수년간 성장세 보였던 청주공항, 향후 전망 어두워
산둥성~서산 국제여객선, 올 상반기 취항전에 좌초 위기
유통·관광업 1차 타격, 화장품 등 제조업 2차 타격 우려
충남도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 못해...정부 나서야" 주문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현실화되면서 충남과 충북 등 충청권 경제계에 비상불이 켜졌다.

우선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급감으로 지역 면세점 등 유통업계와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1차 타격이, 화장품과 화학 등 대중국 수출 제조업체들의 2차 타격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공항공사, 충남도,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청주국제공항의 한국~중국간 국제선 이용객은 2만 711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 3415명에 비해 18.86% 줄었다.

한국~중국의 운항 편수도 지난해 2월 287편에서 지난달 184편으로 35.9%나 급감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동절기인데다가 사드 등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제선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면서 “지난 수년간 청주공항을 찾는 이용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선 이용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이용객이 감소할 경우 청주공항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분야는 물론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충남지역 경제계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2015년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43.9% 를 차지하는 충남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확대될 경우 경제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충남의 대중국 관광객 유치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사드발 후폭풍으로 관광업계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충남을 방문한 유커는 2014년 2만 5000명에서 2015년 4만 2000명, 지난해 4만 5000명으로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올해부터 방문객 숫자가 크게 줄어들 상황이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한·중 국제여객선 취항에 맞춰 ‘연간 6만명의 유커를 유치하겠다’는 충남도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충남 서산 대산항에서 중국 산둥성 룽청(榮成)을 오가는 이 국제여객선은 올해 상반기 취항해 주3회 운항할 예정이다.

충남의 관광업계 관계자는 “충남 서산과 중국 산둥성을 잇는 국제여객선이 취항도 하기 전에 좌초할 상황에 처했다”면서 “연간 6만명의 유커가 지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해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한 상태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로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충북의 한 여행사 대표도 “이달 들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한국행 여행상품을 무더기 취소하고 있다”면서 “정부나 협회 등은 러시아나 일본 등 새로운 관광 루트를 발굴하라고 하지만 규모가 영세한 업체 몇몇이 대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정부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난 수년간 충남지역의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은 화장품 업계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천안에서 화장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사 대표는 “중국 세관에서 평균 6~7개월이면 나오던 위생허가를 1년 넘게 못받고 있다”면서 “중국의 현지 업체도 당초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수출 계획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고 전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역 내 제조업체들이 중국의 통관 과정에서 일부 피해가 있었던 사실이 파악됐다”면서 “중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해 유형별 사례를 모아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알리고,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면 중소기업육성자금을 활용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조치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은 거의 없다”며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2013년 1월 30일 청주국제공항과 중국 선양(瀋陽)을 잇는 정기노선이 첫 취항한 가운데 탑승객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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