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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비교해도 자사주 취득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는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10월 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코스닥 업체가 11곳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다. 반면 지난해 자사주 취득한 코스피 업체는 9곳으로, 올해 소폭 늘었다.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이 감소한 것은 실적 부진 여파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1조8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감소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 1403곳 중 552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10곳 중 4곳이 손실을 본 셈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효과도 코스피 업체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 5곳 중 3곳(60%)의 다음 날 주가가 상승한 반면, 2곳(40%)은 주가가 하락했다. 이와 달리 코스피 업체 10곳 중에서 9곳(90%)은 다음 날 주가가 상승해 효과가 두드러졌다.
가장 크게 주가가 상승한 업체는 코스닥 상장사인 저스템(417840)이다. 저스템은 지난달 16일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는데, 다음 날 주가가 1만3130원을 기록해 전날 대비 11.08% 올랐다. 저스템의 취득예정주식수는 8만1300주이며, 취득기간은 10월17일부터 2024년 1월16일까지다.
뒤이어 코스피 업체인 HDC현대EP(089470)는 지난달 27일 37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결정 후 다음 날 주가가 7.81%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와 셀트리온(068270)도 각각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뒤 주가가 7.35%, 6.76% 뛰었다. 반면 코스닥 업체인 나라셀라(405920)와 서부T&D(006730)는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가 각각 1.82%, 1.35% 하락하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은 자금력을 갖춰 주가를 관리할 여력이 있지만, 코스닥 기업들은 그렇지 않아 자사주 매입이 줄어든 것”이라며 “금융 시장이 어려울수록 우량 기업에 관심이 쏠려 코스닥 업체가 자사주 매입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