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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박물관]①밥보다 비싼 커피, 싸게…홈카페 시대 연 '카누'

함지현 기자I 2018.11.02 06:00:00

맥심 카누, 국내 '인스턴트 원두커피' 미지의 영역 개척
전문점 아메리카노 따라잡기 위해 발매 시기 1년 늦추기도
연간 10억잔 이상 팔리며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1위 유지
추출 노하우로 풍미 살리고 원두 3배 넣어 더욱 진하게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커피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아메리카노를 10분의 1 가격에.”

맥심 모카골드를 ‘국민 커피’ 반열에 올려놓은 동서식품은 2000년대 커피전문점에서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에 주목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원두커피가 대중화되자 지난 2011년 물에 쉽게 녹으면서도 원두의 맛과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인 ‘카누’를 새롭게 선보였다.

카누라는 브랜드명은 영어 단어인 ‘카페(Cafe) 또는 커피(Coffee)’와 ‘뉴(New)’를 조합해 ‘새로운 카페’, ‘새로운 커피’라는 의미를 담았다.

품질은 아메리카노와 동등한 수준이면서 가격은 카페의 10분의 1 수준인 카누는 연간 10억 잔 이상 팔려나가며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카누, 제품 발매 1년 늦춘 이유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정, 사무실 등에서 인스턴트커피를 타 마시거나 자판기 등을 이용하는 커피문화가 보편적이었다. 그러던 중 1999년 스타벅스 1호점이 이화여대 앞에 문을 연 이후로 2000년대 중후반부터 커피전문점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3500~4000원. 밥보다 비싼 가격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원두커피에 대한 소비자 경험과 수요는 점차 커졌다.

그러나 역시 가격에 대한 부담도 컸던 게 사실이다. 동서식품은 카페에서 사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사무실에서 좀 더 싸고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원두커피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2010년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전문점 커피에 비해 맛이 다소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품질을 좀 더 향상시킨 후 발매하는 것으로 제품 출시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동서식품은 이후 약 1년간 품질 개선 노력을 지속했고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수준의 맛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카누는 커피전문점과 동일한 품질의 원두커피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카누는 2011년 10월 출시돼 2012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2013년에는 전년 대비 9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연간 10억잔 이상 팔려나가며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서 줄곧 1위를 달렸다.

지난 2017년 카누의 판매량은 11억5000만잔으로 9억6400만잔이 팔렸던 2016년 대비 19% 늘었다. 최근 고물가 현상으로 알뜰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올해 판매량 역시 전년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맥심 카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 미니(사진 위)와 맥심 카누 더블샷 라떼 스틱.(사진=동서식품)
◇50년 커피 제조 노하우·기술력으로 카누만의 맛 살려

카누의 맛과 품질에는 동서식품의 50년 커피제조 노하우와 기술력이 녹아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커피 추출 방식과 기술력이 중요한데, 동서식품은 짧은 시간 내에 기존 인스턴트커피보다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LTMS(Low Temperature Multi Stage) 방식으로 원두 고유의 풍미를 살렸다. 또한 일반 인스턴트커피보다 3배 많은 원두를 사용해 더욱 진한 커피의 맛과 향미를 뽑아낸다.

이외에도 카누는 전 세계에서 수입한 좋은 원두를 최상의 조건에서 로스팅해 중후한 맛과 산미, 향, 섬세한 끝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유명 커피 산지의 고품질 원두를 다양한 방식으로 로스팅하고 블렌딩해 제품별로 다채로운 풍미와 향을 느낄 수 있다.

대표 제품 ‘카누 다크 로스트’는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원두를 다크 로스팅으로 볶아 진한 초콜릿 맛과 스모키한 향미가 난다.

‘카누 마일드 로스트’는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 원두를 블렌딩해 중남미 마일드 원두 특유의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미디엄 로스팅으로 산뜻한 과일 향과 달콤한 와인 향미를 입 안 가득 즐길 수 있다.

‘카누 다크로스트 스위트 아메리카노’와 ‘카누 마일드로스트 스위트 아메리카노’는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넣어 마시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브라운 자일로스 슈거를 사용해 코코넛 열매에서 추출한 천연 ‘자일로스’ 성분이 몸속 설탕 분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설탕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줄여준다.

백정헌 동서식품 마케팅 매니저는 “카누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고품질의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어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 트렌드에 잘 맞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맛있는 커피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한 제품개발과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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