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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 EV 타이어 글로벌 수요 잡기…잇단 해외 증설

이다원 기자I 2024.05.14 06:00:00

한국타이어, 북미·유럽 증설 지속
금호·넥센, 각각 신공장 건립 검토
주요 고객사 밀집…매출 증가 추세
'EV 타이어 교체기' 맞아 물량 확대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주요 완성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현지 수요를 집중 공략한다. 전기차 신차 생산용 물량을 빠르게 공급하는 동시에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수요도 대응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한국타이어의 ‘키너지 XP’.(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을 마치고 이르면 올해 말께 초회 생산에 돌입한다. 지난 2022년 15억7500만달러(약 2조1600억원)를 투입해 공사 중인 미국 공장은 오는 2026년 양산 완료를 목표로 한다.

5억3800만유로(약 7900억원)를 투입한 헝가리 공장 증설까지 오는 2027년께 마무리하면 각 시장에 최대 1600만본 규모의 타이어를 더 공급할 수 있다. 연간 1억본 수준인 한국타이어 생산량은 1억1000만본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 베트남 공장 증설을 잇달아 마친 금호타이어(073240)는 유럽 공장 카드를 빼들 태세다. 이르면 올해 부지를 선정하고 내년께 착공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요 고객사가 몰려 있는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빠른 공급에 나서기 위해서다. 현재 6200만본 수준까지 늘어난 글로벌 생산량을 늘릴 기회기도 하다.

넥센타이어(002350)는 이어 13억달러(약 1조7400억원)를 투입해 미국 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내 3사 중 넥센타이어 홀로 공장이 없던 미국에도 연내 부지를 선정한 뒤 오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증설 공사를 마친 체코 유럽 2공장은 올해 생산량을 점차 늘려 내년부터는 1100만본 ‘풀 캐파’로 돌아간다.

금호타이어 광고 이미지. (사진=금호타이어)
북미와 유럽은 국내 타이어 3사의 주요 매출처다. 올해 1분기 한국타이어는 유럽과 북미에서 승용차·소형 트럭용(PCLT) 판매 비중을 각각 37.4%, 56.4%로 전분기 대비 늘렸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매출 2776억원을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증가 흐름을 보였고, 넥센타이어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해 고인치 비중 24.4%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 차량을 중심으로 완성차 업계 흐름이 나쁘지 않아 OE 타이어 수요가 꾸준하다”며 “고객사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이 필요한데, 최근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유치 경쟁이 벌어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해외 증설 및 신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 전기차용 타이어 광고. (사진=넥센타이어 유튜브 캡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요도 노린다. 현지 완성차 업체의 신차용 타이어(OE)와 함께 교체용 타이어(RE)까지 동시에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내연기관 차보다 타이어 교체 주기가 짧은 전기차용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차량 무게가 무겁고 가속이 빨라 타이어가 빨리 닳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만들어진 전기차용 타이어는 가격이 평균 20%가량 높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전기차 판매량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르면 올해부터 전기차 타이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에 각 사는 전기차용 타이어 제품군을 마련하고 시장별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아이온(iON)’, 금호타이어는 ‘이노뷔(EnnoV)’ 등 브랜드를 만들고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타이어를 설계하며 올해 매출 비중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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