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교 사상에서는 직관과 통찰을 중시한다. 그리고 이는 명상을 통해 잡념을 억제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잡스가 강조한 ‘집중’과 ‘단순함’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가 2011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로버트 더만 컬럼비아대 불교학과 교수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이 갖는 단순성은 선(禪)의 사상에서 비롯됐다”며 선불교가 잡스 경영철학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 “기업경영의 비결 불교에서 배워라”
서울 주요 대학 중 유일하게 불교분야 최고위과정을 운영하는 동국대는 기업 경영이나 사회 생활의 지혜를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배울 것을 권장한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이 개설한 불교경영자 최고위과정(이하 불교최고위과정)은 2004년 문을 연 뒤 지금까지 20기 663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처음에는 이름난 사찰의 승려들이 주로 이곳을 다녀갔지만 점차 이름이 알려지면서 불교 신앙을 가진 기업인·정치인·법조인 등이 찾기 시작했다.
심계진 천마콘크리트공업 회장(2기)을 비롯해 △김상갑 한국남부발전 사장(4기) △이상준 호텔프리마 대표이사(7기) △강봉구 한국석유공업 회장(10기) △김상교 에스오일 회장(10기) △김형주 서해병원 이사장(14기) △김동건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2기) △안원모 법무법인 한길 변호사(4기) △송기홍 법무법인 한승 대표변호사(5기) △박흥우 대전고등법원장(11기) △김성호 불교미술관장(1기) △이인정 대한산악연맹회장(15기) △이기흥 대한수영연맹회장(15기) △연기자 선우용녀(12기) △연기자 박상원(12기) 등이 불교최고위과정을 수료한 동문들이다.
개강 초기에는 불교를 이해하는 기초적인 강좌로 시작해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불교와 사회생활과의 접목을 시도한다. 아울러 학기 중 템플스테이와 성지순례를 통해 불교적 수행을 교육하고 있다.
작년 2학기(20기) 때는 ‘21세기 문화 코드, 불교’ 강좌를 시작으로 △현대사회 딜레마의 해법, 불교 △글로벌시대의 종교와 종교인 △미래지향의 상생 경영과 불교정신 △불교의 교육철학과 미래교육 △고령화시대의 불교사회복지 △종교인의 정치개입과 현실 참여 △불교와 대중문화 △현대 산업디자인과 불교예술 △해외성지 순례 △불교 마케팅의 과제와 전망 등의 강좌가 이어졌다.
정승석 불교대학원장은 “동국대를 설립한 조계종단은 참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위과정에서도 불교적 인생관과 가치관, 명상을 통한 자아 탐구를 가르친다”며 “매 학기마다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학기마다 교육과정은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 불교학 권위자, 각 분야 전문가로 강사진 구성
강사진은 불교학계의 권위자와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들로 꾸려진다. 지금까지 강사진으로 초청된 인사로는 △송석구 전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불교적 믿음이란 무엇인가)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가야금의 세계) △한완상 전 부총리(글로벌시대의 열린 리더쉽)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 교수(서양철학으로 본 불교)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국악의 세계화와 나의 불심)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불심의 무한도전) 등이 있다.
학기 중 수강생들은 불교 성지순례와 전국의 유명 사찰을 방문해 불교적 수행과 참선을 경험하는 템플스테이에도 참여한다.
정승석 원장은 “불교 최고위과정에 수료한 동문들 중 많은 분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불교적 가르침인 자비의 실천을 새겼다”며 “우선 자기 자신의 마음이 안정이 돼야 기업·사회활동에서도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도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신입생은 매년 2월과 8월 중 모집하며, 올해 1학기(21기) 개강은 3월 31일에 예정돼 있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 소재 동국대 강의실이나 엠버서더호텔에서 열린다. 교육은 오후 7시부터 9시20분까지 강의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2시간 20분간 진행된다. )-넘치면 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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