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갈증 안나고, 얼굴 안붓는 비빔면"…'후발주자' 하림의 자신감

남궁민관 기자I 2023.06.16 06:22:00

하림, 비빔면·메밀비빔면 선보이며 '여름면' 도전장
면·소스 개발 이한수·노승훈 연구원 "고품질에 방점"
생면식감 위해 건면…'메밀' 함량 바꿔가며 매일 시식
과채 20개 수천개 조합…"혀 얼얼하면 쉬고 또 먹었죠"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맵고 짠 비빔면을 먹고도 갈증이 덜하고 그 다음날 얼굴이 붓지 않는 느낌, 저희 제품을 먹어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이른 무더위에 외식비 부담까지 겹치며 그 어느 때보다 여름 비빔면 시장 경쟁 치열하게 전개되는 요즘 하림(136480)이 ‘더미식(The미식) 메밀비빔면’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꺼내 들었다. 15일 서울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만난 메밀비빔면의 주역 이한수·노승훈 하림산업 책임연구원은 더미식의 경쟁력은 바로 이 같은 차별화에 있다고 입을 뗐다.

이는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고 맛있지 않은 제품은 나갈 수 없다’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식품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1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이번 메밀비빔면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현재 비빔면 시장은 부동의 1위 ‘팔도비빔면’에 이어 농심(004370) ‘배홍동비빔면’, 오뚜기 ‘진비빔면’ 3파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하림이 선보인 ‘더미식 메밀비빔면’의 면 개발을 담당한 이한수(왼쪽) 책임연구원과 소스 개발을 담당한 노승훈 책임연구원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하림산업)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쫄깃한 식감이 특징

이 책임연구원은 “면 요리는 하나의 건축물과 같아서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필수 원재료들은 한정돼 있다”면서도 “다만 이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 내느냐, 필수 원재료 외 맛을 내기 위한 다른 원재료들을 어떻게 엄선해 내느냐가 결국 차별화된 경쟁력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임연구원이 면 요리의 소위 기본 구조라 할 수 있는 면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생산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노 책임연구원은 이 면에 걸맞으면서 차별화된 맛을 내는 소스 개발을 담당했다. 면과 소스 모두 원재료와 제조과정상 미세한 차이에서 맛이 달라지는 만큼 둘은 개발 과정에서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통상 라면은 기름에서 고열에 튀기는 유탕면을 사용한다. 튀겨지면서 면 내부에 구멍이 형성되며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단 이 책임연구원은 생면과 같이 쫄깃한 식감과, 면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맛을 내는 데에 건면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더미식의 첫 제품 ‘장인라면’부터 건면 제품을 줄곧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더하기 위해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건면 내 구멍을 형성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특히 소비자들이 메밀비빔면에 기대하는 메밀의 맛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이 책임연구원은 “메밀 가루를 많이 넣을 수록 면이 쉽게 끊어지기 때문에 적정 함량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하림 판교사옥 메밀 전문점 ‘교소바’에 매일 앉아 메밀 함량을 달리 한 메밀면을 직접 먹어보고 식감과 맛을 비교하며 시험을 계속한 결과 메밀 함량을 시중 제품 중 가장 높은 5.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20개 과채로 수천가지 조합으로 소스 만들어

이렇게 완성된 메밀면에 맛을 더할 소스 개발도 쉽지 않았다. 노 책임연구원은 “더미식은 비빔면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맛에서 차별점을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면서도 “20여개에 이르는 과채를 놓고 수천가지의 조합을 만들어 매일 맛을 본 결과 제철 과일인 메실과 자두 등을 포함한 10가지 과채로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소스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혀가 얼얼해지면 쉬었다가 또 실험을 하곤 했다”며 웃음 지었다.

정제수가 아닌 천연 원재료로 낸 육수로 면을 반죽하거나 소스에 나트륨을 최소화한 것 역시 더미식만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임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내식 증가에 따라 면 수요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맛과 질에 대한 기준 또한 높아진 것 같다”며 “더미식이 추구하는 ‘전문점 수준의 질’과 ‘아는 맛보다 맛있는 제품’이라는 고품질 전략이 머지 않아 소비자들에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