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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돈]⑦“출판기념회 막으면 미술전시회 열 것”

박수익 기자I 2014.02.14 07:06:00

전문가들이 보는 정치후원제도 개선방안

사진=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이도형 박수익 기자]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현재와 같은 ‘언발 오줌 누기’식 대책으로는 음성적 후원방법만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정치자금을 무조건 규제하고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후원을 권장하는 사회 풍토와 후원 및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제도화하는 게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연초부터 세비삭감·출판기념회 규제 등 정치혁신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출판기념회를 없애면 ‘내 취미는 그림’이라면서 미술전시회를 할 것”이라며 “풍선효과만 일으킨다”고 꼬집었다.

정치 불신에 편승한 단기적 대책일 뿐으로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세비를 깎아봤자 마련되는 세입도 얼마 안 된다”며 “세비를 깎음으로서 통쾌한 측면은 있겠지만, 좋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려고 하지 않아 정치의 질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우리 정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신 교수는 “우리 정치 풍토에서는 국회의원이 돈 들어갈 데가 많다”며 “직접 돈을 요구하지 않아도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것이 있고, 이러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인에 대한 후원을 꺼리는 풍토도 없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무도 후원을 안 하면서 어떻게 정치활동을 하라고 하는가”라며 “시민이 후원을 하면서 감시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돈 없는 사람들도 정치를 하고 자신의 뜻을 펼치려면 지지자들로 부터 후원을 받아 정치를 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뀐 정치 문화의 토대 위로 정치인의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해 감시를 쉽게 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신 교수는 “로비를 드러내게 해서 돈을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해 합법적으로 수입·지출을 투명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또 국회의원의 수입을 감시하기 위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명한 수입·지출 제도를 전제로 후원금 한도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제시됐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후원 한도액을 폐지하는 대신에 투명하게 후원을 받고, 지출할 수 있게끔 제도적으로 보완하게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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