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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말'이 아닌 '행동'..이순신 장군의 리더십

이준기 기자I 2014.08.08 06:00:00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저자 김태훈 은행연합회 기획부장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순신 장군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를 펴낸 전국은행연합회 김태훈(50·사진) 기획부장은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이렇게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김 부장은 “한국사회의 리더들은 한쪽에선 ‘원칙’을 강조하지만, 실제 행동은 다를 때가 잦다”며 “이순신 장군은 대의(大義), 즉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올바름에 대한 원칙대로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이 스스로 원칙과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더 밝은 세상에서 살 수 있다는 게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그는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결여돼 있다”며 “이순신 신드롬은 그로부터 위로를 얻으려는 국민의 열망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사실 김 부장은 역사학을 전공한 학자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원래 전쟁사와 전쟁영웅에 관심이 많던 김 부장은 이순신에 ‘꽂혀’ 난중일기를 비롯해 조선왕조실록·징비록·이충무공전서 등 사료들을 파헤쳤고, 어느새 ‘이순신 전문가’가 됐다.

그는 “당시 서점에서 본 이순신 책들은 어린이 위인전 수준으로, 신과 같은 존재로 포장됐다”며 “덕분에 사료에 근거한 이순신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는 2004년 발간한 ‘이순신의 두 얼굴’을 수정·보완해 다시 쓴 증보판이다. 다시 발견된 사료와 역사학계 논쟁들을 보충했다.

때마침 지난달 30일 개봉해 6일 기준 관객 700만명을 돌파한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이 대흥행에 성공하면서 문화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 걸쳐 ‘이순신 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 부장은 이순신의 신드롬의 이유를 △물러서지 않는 자세 △솔선수범의 감동 △대의를 위한 내려놓음으로 요약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당시 13척의 배를 끌고 330여척에 달하는 일본 수군과 맞붙었다. 승산이 없다고 본 국왕 선조까지 해전을 포기하라는 명을 내리지만, 홀로 적진에 돌격했다”며 “그 물러서지 않는 ‘직진’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바다를 잃으면 나라를 잃는 것’이라는 대원칙을 스스로 꺾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순신 장군의 원칙은 부하를 다스리는 모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쟁 발발 이후 생겨난 탈영병에 대해 눈물을 머금고 참수(斬首)하는 모습이 단적인 예다. 김 부장은 “본인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나올 수 있는 행동”이라고 했다.

이런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자연스레 부하들의 감동을 자극하게 된다. 리더의 ‘돌격 앞으로’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적을 향해 뛰어가게 된 것이다. 김 부장은 “감동을 주는 이순신의 리더십이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의 물러서지 않는 모습과 솔선수범의 감동 이면에는 ‘내려놓음’의 미덕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김 부장의 설명이다. 김 부장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내려놓지 않고서는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렸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이순신 장군이 차가운 사람도, 원래부터 특출난 사람도 아니다. 사실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이란 게 김 부장의 추측이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 닷새 전 배 위에 홀로 나와 두려움과 외로움에 눈물을 흘리다 아들 이회에게 들킨 적이 있다”며 “결국 이순신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보통사람임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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