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상담·자택 대기..코로나19에 달라진 대기업 채용 풍경

김종호 기자I 2020.03.30 17:33:34

삼성, 온라인 리크루팅 본격 돌입..직무 소개 및 채용 상담
연수원 합숙 교육 대신 2주간 자택 대기 통해 온라인 입문교육
현대차·SK 등은 화상면접 통해 채용..위기 속 우수 인재 확보 나서

현대자동차가 신입·경력 채용을 위해 화상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매년 대규모 신입 사원을 선발하는 대기업의 채용 풍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우수 인재 채용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온라인상에서 채용 홍보를 진행하고 화상 면접을 실시하거나 신규 입사자를 자택 대기 시키는 등 감염을 예방하는 방식으로 채용 절차를 선회해 실시 중이다. 삼성전자(005930)현대자동차(005380), SK(034730) 등 주요 대기업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대규모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을 통해 흔들림 없이 미래 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삼성, 내달 대규모 신규 공채 돌입..온라인 채용 홍보 활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삼성SDI(006400) 등 삼성 주요 계열사가 올 상반기 공채를 앞두고 온라인 캠퍼스 리크루팅에 돌입했다. 캠퍼스 리크루팅이란 기업 인사담당자가 대학교를 찾아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채용설명과 즉석면접 등을 진행하는 활동이다. 삼성은 매년 2월 말 캠퍼스 리크루팅을 거쳐 상반기 채용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대학 개강이 연기되자 공채 일정을 한 달가량 미루고 캠퍼스 리크루팅을 온라인에서 대체해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메모리사업부는 이미 3월 중순부터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채용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조사는 본격적인 채용에 앞서 지원자들의 학력과 전공, 희망 직무 등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온라인 캠퍼스 리크루팅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입사 희망자를 사전 조사한 뒤 직무 소개 등 채용 관련 정보를 안내하기로 했다. 또 지원자를 현업 담당자와 연결, 유선면담 등을 진행해 캠퍼스 리크루팅의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삼성SDI도 지난 27일부터 온라인 채용 상담에 들어갔다. 취업준비생이 다음달 2일까지 상담을 신청하면 8~10일 사흘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인사담당자가 직접 채용 관련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SDI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삼성물산(028260), 삼성화재(000810), 삼성생명(032830) 등 삼성의 다른 계열사도 조만간 온라인 리크루팅에 동참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3월 초였던 삼성 상반기 공채의 서류 접수 시점은 4월 초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5월 10일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서류접수부터 GSAT와 면접 등 일정을 추가로 연기해야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 신규 입사자는 2주간 자택 대기..현대차·SK 등 화상면접 실시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채용 절차를 마무리한 영업직 신입사원(4급)에 대해서는 입사를 이달 2일에서 30일로 한 달간 미룬 데 이어 6주간의 연수원 교육도 취소했다. 대신 입사일부터 2주간 자택 대기하고 이 기간 가전 시장 및 트렌드 분석과 마케팅 관련 도서 읽기 등 온라인 입문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신규 입사자에 온라인 수강 기간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교육 수강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신규 채용을 재개한 현대차와 SK 등은 화상면접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지원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다수 면접관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화상면접을 위해 이미 전용 공간과 고화질 카메라 및 마이크, 대형 스크린 등 다대일(多對一)·다대다(多對多) 면접이 가능한 화상면접 시스템을 마련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도 미래 준비를 위한 신규 인력 채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자 감염을 예방하는 방식으로 채용을 재개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사업에 지장을 받는 기업을 중심으로 예년 대비 채용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의 27.8%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을 축소하거나 채용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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