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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더 독해진다

박철근 기자I 2019.09.24 17:41:34

구광모 회장 “향후 몇 년이 생존 좌우할 것…사업방식·체질 바꿔라”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숍서 주문…"사장단이 변화 주체 돼야"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최근 삼성, SK 등 국내 주요기업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고 있는 LG(003550)그룹이 더 독해질 전망이다.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위기’와 ‘생존’을 거론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와 체질 변화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24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에 향후 몇 년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빨리 확보하고 사업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첫번째 워크숍이다.

특히 구 회장은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사장단에게 변화의 주체가 돼 실행속도를 한 차원 높여줄 것을 주문했다.

최근 LG그룹은 경쟁업체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LG전자(066570)삼성전자(005930)와 TV부문에서 화질과 기술 논쟁을 이어가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행위를 신고했다.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과는 배터리부문에서 법적 분쟁을, LG유플러스(032640)SK텔레콤(017670)KT(030200)를 방송통신위원회에 5G(5세대 이동통신)폰 불법보조금 살포혐의로 신고했다. LG생활건강(051900)도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그룹 주요 계열사가 공정경쟁환경 조성이라는 명분으로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사업에 불공정한 경영환경이 조성되면 과거처럼 침묵하지 않는 기조로 바뀐 셈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 수출규제, 저성장 지속 등 소위 엘(L)자형 경기침체 등 악화하는 대외환경에 맞서기 위해 변화를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구 회장의 발언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실용주의적 노선을 강화한 가운데,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둔화하면서 독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기업이기도 하지만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경쟁자”라며 “근본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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