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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가입 영유아 180만…'로또 분양' 준비 빨라진다

김정남 기자I 2019.10.15 11:50:20

하나銀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분석
20대 청약가입자 470만…67.2% 비중
30대(62.5%) 처음 앞지른 '역전 현상'
10세 미만 영유아 가입률 42.4% 달해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주택청약통장에 가입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20대 청약 가입자가 30대를 처음 앞지른 게 그 방증이다. 10세가 채 안 되는 영유아도 10명 중 4명 넘게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청약은 청약 관련 예금을 통해 요건을 갖추면 동시 분양되는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제도다. 청약 가입 연령이 낮아지는 건 ‘로또 분양’ 열기로 청약 가점을 더 받으려 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믿을 수 있는 자산은 부동산뿐이라는 심리가 강해지는 것이다. 동시에 청년우대형 상품은 최고 금리가 3%가 넘을 정도로 높은 장점이 있다.

KEB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5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20대의 청약상품 가입자 수는 470만7000명으로 20대 전체 인구(700만4000명) 대비 67.2%를 기록했다.

이는 30대와 40대를 넘어서는 수치다. 30대 가입자는 465만2000명으로 인구 수 대비 비중은 62.5%다. 청약상품 주 고객으로 여겨졌던 30대가 20대에 처음 뒤처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40대의 경우 437만4000명으로 52.0%가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50대(387만4000명)와 60대(235만5000명)의 비중은 각각 45.5%, 40.2%였다.

가입 시기가 빨라진 건 분양가 상한제의 민간 확대가 예고되며 로또 분양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년우대형 청약은 혜택도 많다. 이는 만 19~34세이면서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이면 가입 가능하며, 일반 통장보다 높은 최고 3.3%의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이른바 일석이조의 재테크 수단인 셈이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회 초년생인 20대가 청약통장부터 가입해 가점 항목 중 하나인 가입기간에서 고득점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은행권의 청년우대형 상품 출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또 주목되는 건 10세 미만 영유아의 가입 비중도 42.4%(181만3000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젊은 부모가 자녀 명의로 미리 가입하는데 따른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가입률은 3명당 2명꼴(67.5%)로 가장 높았다. 무려 652만9000명이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55.3%), 대구(50.4%), 부산(50.1%), 경기(50.0%)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전남(31.8%), 경북(31.9%), 충남(33.4%) 등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같은 지역 쏠림은 집값 상승률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서울의 경우 10.44%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광주(5.74%), 대구(2.76%), 대전(2.43%)도 주택 매매가가 큰 폭 올랐다. 고 수석연구원은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청약 경쟁률도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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