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업계, OLED 전환에 속도낸다

박철근 기자I 2019.10.09 15:00:57

中 저가 공습에 LCD 패널가격 사상 최저치…수익성 악화로 자금난
LGD, 中 광저우 공장 이어 파주 LCD 라인 OLED로 전환
삼성디스플레이도 13조 투자해 중소형 이어 대형 OLED 시장 진출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의 사업재편에 속도는 낸다.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저가공습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감내하기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이하 LGD)가 LCD 생산을 줄이고 OLED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는 사업재편을 진행 중이다. LCD 패널 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사상 최저가를 기록해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TV용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모든 패널 제조사들이 자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IHS마킷)
◇LCD 패널가격 전년대비 30%↓…생산비용이 더 들어

IHS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45달러였던 6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1년 만에 31.8%(78달러)나 감소한 167달러를 기록했다. 55인치 패널 가격도 같은 기간 157달러에서 102달러로 35.0%(55달러), 50인치 패널도 120달러에서 84달러로 30% 감소했다.

IT(정보기술)시장조사업체 위츠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TV패널 시장에서 평균판매단가가 생산비용에 못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LGD의 경우 국내 7세대와 8세대 LCD 샹산량의 50%를 줄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는 LGD TV 면적 기준으로 4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는 생산감축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함과 동시에 주력 생산품을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TV 제조사들의 4분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도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손실 최소화를 위해 다음 단계의 디스플레이 기술로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CD에 비해 기술진입장벽이 높은 OLED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디스플레이 강국의 지위를 이어나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전경.(사진= LG디스플레이)
◇삼성 13조 투자로 OLED 강화…LG도 광저우·파주 ‘투톱’체제 구축

삼성디스플레이는 10일 아산탕정공장에서 OLED 생산시설에 13조2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다.

중소형(스마트폰·태블릿PC용)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약 90%의 점유율로 맹주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CD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OLED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LGD가 독점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대형 패널사업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다”면서도 “주요 수익원인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 중국업체와 LGD가 진출하면서 제품군을 다변화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D는 지난 8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완공(월 6만장 규모)한 데 이어 경기도 파주 공장에도 10.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짓고 있다. 광저우 공장의 생산능력이 최대치에 이르고 파주 10.5세대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제품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국내 LCD 공장 가동을 중단해 아산(삼성디스플레이)과 파주(LGD) 공장은 OLED 중심의 생산시설로 재편될 것”이라며 “삼성 아산공장은 대형·중소형 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으로 재편하고 LGD도 LCD 출구전략을 통해 대형 OLED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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