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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내주 '집중' 무역협상…빨간불 끌까(종합)

이준기 기자I 2019.02.09 07:17:31

美中정상 담판 무산…합의 초안 마련도 못한 상황
백악관, 14~15일 고위급·11일 차관급 협상 발표
타협한다면…6월 G20정상회의 때 '담판' 가능성
일각 '주요 경제인들 압박이 동력 될 수도' 관측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중 무역협상의 ‘90일 휴전’ 시한(3월1일)이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달 말 예상됐던 미·중 정상 간 ‘담판 회담’이 물 건너간 데 이어 양국 간 무역합의 초안도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협상에 ‘경고등’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중 양국은 다음 주 ‘차관급’에 이어 ‘고위급’까지 ‘집중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전 시한 내 ‘담판’이 가능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무역협상의 포괄적인 합의를 위한 본질적인 요소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양측이 어느 지점에서 동의하고 어느 부분에서 동의하지 않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초안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기초적인 정지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무역협상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애덤스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지금쯤 협상 단계에서는 공동문서의 초안을 교환하기 마련”이라며 “양측은 그런 본질적인 부분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WSJ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다음 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는 하지만, 합의 도출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내다보는 이유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대통령이 전날(7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의 ‘2월 말 정상회담’에 선을 그은 것과 최측근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같은 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방대한 거의 모든 이슈를 다루고 있다. 협상 타결까지 갈 길이 상당히 멀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양측 모두 ‘협상’의 끈을 강하게 붙자고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은 이날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므누신 장관을 비롯한 미국 무역대표단이 14∼15일 중국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11일엔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이끄는 차관급 협상이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만약 내주 ‘집중’ 회담이 잘 이어지고,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는다면 6월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담판 회담’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WSJ는 “양 정상 간 담판이 가능한 일정은 G20 정상회의”라고 썼다.

일각에선 무역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는 미국 주요 경제인들의 압박이 조기 ‘합의’를 끌어낼 주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교사’ 역할을 맡았던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등에게 전화를 걸어 미·중 무역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고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재무장관을 역임한 행크 폴슨 전 재무장관은 중국 관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보를 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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