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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혼밥 레벨은?"..혼밥의 시대, 1인 메뉴가 뜬다

함정선 기자I 2016.01.19 06:00:00

1인 가구 500만 시대..혼자 밥 먹는 사람 늘어나
혼밥족 노린 메뉴, 매장, 마케팅까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2인 이상 주문 가능합니다.’

혼자 식당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이같은 문구는 옛말이다. 1인 가구 증가와 ‘나 홀로’ 문화의 확산으로 혼자서 밥을 먹는(혼밥)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혼밥의 레벨’이라는 글이 나돌 정도다. 1단계는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도시락을 먹는 것이고, 푸드코트, 분식집, 패스트푸드점 등으로 레벨이 높아진다. 중국집이나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혼자 먹는 사람은 5단계, 패밀리 레스토랑은 6단계다. 혼밥의 가장 높은 9단계는 ‘혼술(혼자 술을 마시는 것)’이다.

이처럼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들을 위한 메뉴와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1인 가구가 500만을 넘어서며 ‘천덕꾸러기’였던 혼밥족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덕분이다.

죠스떡볶이 1인 메뉴
혼밥 레벨 5단계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혼밥족을 위한 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 1인 세트 메뉴를 선보이거나, 매장 인테리어를 혼자 온 손님이 앉기 편하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다.

죠스떡볶이는 혼자서도 떡볶이와 순대, 튀김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1인 세트’를 출시하며 혼밥족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3가지 메뉴가 섞이지 않는 1인 전용 그릇을 이용한다.

한식 프랜차이즈 ‘니드맘밥’과 일식 프랜차이즈 ‘아비꼬 카레’는 혼자서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는 ‘바(bar)’ 형태의 매장으로 혼밥족 사로잡기에 나섰다. 특히 니드맘밥은 식권 발매기를 둬 혼밥족도 눈치를 보지 않고 주문을 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혼밥족을 노린 프랜차이즈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혼밥레벨 8단계인 ‘고기’를 쉽게 즐길 수 있는 1인 보쌈집 ‘싸움의 고수’는 지난해 12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등록하고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바 형태의 매장에 메뉴는 모두 1인분을 중심으로 서비스된다.

아비꼬는 혼자 편히 앉을 수 있는 ‘바’ 형태의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
후쿠오카식 햄버그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후쿠오카 함바그’는 혼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보였다. 특수 제작된 달궈진 팬에 햄버그 스테이크의 고기를 떼어내 구워 먹는 방식이다. 최근 입소문을 타며 매장마다 줄을 길게 늘어설 정도다.

혼자 방문하는 사람이 많은 카페 업계에서도 혼밥족 유치에 나섰다. 카페베네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즐길 수 있는 리조또, 그라탕 등 식사 메뉴를 선보였고 드롭탑은 아예 혼밥족을 노려 ‘원 플레이트 밀’을 출시했다. 원 플레이트 밀은 1인용 식사메뉴로, 기존 브런치로 판매되던 ‘에그 베네딕트’ 등의 메뉴를 역시 온종일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식품업계는 집에서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1인분 포장을 늘리고 있다. 대상은 최근 출시하는 모든 간편식을 1인분씩 따로 포장해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20세 젊은 세대인 혼밥족을 노려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음식이 다 되는 순간 ‘휘슬’이 울리는 ‘휘슬링 쿡’까지 선보였다.

혼밥의 최고 단계인 고기 메뉴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혼밥족을 위한 ‘테이크 아웃(포장)’ 메뉴를 늘리고 있다. 돼지구이 전문점인 장수가는 부대찌개와 삼겹살 두루치기의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시작했고, 모모 스테이크도 테이크아웃으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이색 메뉴를 출시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혼밥족이 새로운 트렌드”라며 “혼자 식당을 찾는 손님이 많자, 점주들이 혼밥족을 위한 마케팅을 문의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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