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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년간 반도체 150조 투자..中굴기 10년 액수 맞먹어

양희동 기자I 2018.11.30 11:03:43

올해 韓 반도체 투자 전 세계 `3분의 1`..내년 감소 예상
SK하이닉스, 올해 전년 比 58% 시설 투자 늘려
경쟁적 시설 투자로 메모리 공급과잉 우려 커져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설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12조원)를 돌파할 전망인 가운데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양대 반도체 회사의 투자액이 전체 ‘3분의 1’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은 삼성전자의 시설투자 규모는 지난 2010년 이후 8년간 약 150조원에 달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2025년까지 10년 간 1조 위안(160조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액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메모리 업계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지속되면서 내년 이후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시설투자 전망치는 1071억 4000만 달러로 전년(934억 7700만 달러) 대비 14.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설투자액 톱(TOP)5는 삼성전자가 226억 2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 인텔 155억 달러, SK하이닉스 128억 달러, 대만 TSMC 102억 5000만 달러, 미국 마이크론 99만 6000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전년 대비 투자액 증가율은 청주 M15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 등을 증설한 SK하이닉스가 58%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D램 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이 54%, 인텔 32% 등으로 높았다. 반면 지난해 평택 반도체 공장을 완공한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투자액이 7% 가량 감소했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TSMC도 약 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반도체 시설투자에 연평균 160억 달러(18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총액으로는 1311억 달러 규모로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10년간 투자하겠다고 밝힌 액수와 비슷하다.

IC인사이츠 측은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매년 100억 달러 이상 지출을 해왔는데 2017년부터는 이전의 두 배 이상의 설비 투자를 계속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이런 선제 투자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계 3사는 2016년 하반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진입,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설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내년 이후 공급과잉에 대한 가격 하락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가 2017년 7월 가동을 시작한 평택 공장에서 집중 양산하고 있는 낸드플래시(낸드 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8월 말 5.78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 10월 말 4.74달러로 18% 하락했다. 또 D램(DDR4 8Gb 1Gx8 2133MHz) 가격도 지난달 10.74%나 급락하며 7달러 선으로 주저 앉았다.

IC인사이츠 관계자는 “2017년과 2018년, 삼성의 엄청난 지출이 반도체 시장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3D 낸드시장에선 이미 과잉 생산이 시작됐고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인텔 등의 투자가 더해져 공급 과잉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2010~2018년 반도체 시설투자 연도별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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